올 크리스마스시즌에 디즈니가 내놓을 가족영화는 픽사스튜디오와 공동제작한 「토이 스토리2」(감독 존 래스터)이다. 95년 100% 컴퓨그래픽 3차원 입체영상으로 처음 완성했던 장편 「토이스토리」 의 속편이다. 그 사이 컴퓨터 애니메이션은 「개미」 「벅스 라이프」를 통해 차가운 금속성의 질감, 기계적인 동작을 하나하나 극복해 나갔다.4년만에 곤충에서 장난감 이야기로 돌아온 3D 애니메이션은 이제 컴퓨터영상으로도 얼마든지 블록버스터가 가능함을 확인케했다. 지난달 25일 미국 LA 크레스트극장 시사회에서 선보인 「토이 스토리2」 는 현란한 영상, 매끄러운 움직임, 먼지까지 표현한 섬세한 테크놀로지에 삶의 철학과 유머까지 집어넣어 오락성과 감동의 울림을 크게 했다.
1편의 아이디어는 「장난감이 사람처럼 움직이고 말을 한다면」. 2편은 여기서 한걸음 나아가 인간과 장난감의 관계, 장난감의 가치를 보다 적극적으로 드러낸다. 관심 밖에 밀려나 선반에서 먼지만 뒤집어 쓴 펭귄 위지가 팔려나가는 것을 막으려다 장난감 수집광 알에게 유괴당한 우디와 그를 구하려는 친구들의 아슬아슬하고도 웃음 넘치는 한바탕의 소동.
이것으로 『1편만한 속편없다』 는 속설을 뒤집을 수는 없다. 그래서 「토이 스토리2」 는 우디의 정체성 문제, 나아가 인형의 비애와 존재 이유에 접근한다. 자신이 70년대 최고 TV인기프로 「우디의 가축몰이」 의 주인공 인형이라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 우디는 박물관에서 편안하게 사느냐, 아니면 언젠가 자신을 버릴 주인 앤디에게 다시 돌아가느냐 고민한다. 새로운 캐릭터 카우걸 제시의 가슴 아픈 과거 회상은 아무리 생명이 없는 물건이라도 우리가 그것들을 어떻게 소중히 다루어야 하는지 깨우쳐 준다.
「토이 스토리2」는 스토리 확장을 위해 제시와 노인 스팅키 피트, 당나귀 불스아이, 은하계 로보트 Z대왕, 귀여운 티라노사우러스 렉스 등 새로운 캐릭터들을 추가했고, 폭소를 위해 「쥬라기 공원」 「스타워즈」 「스피드」를 패러디하는 재치를 보인다. 캐나다 출신 여가수 사라 맥라클란의 애틋한 발라드 「그녀가 나를 사랑했을때」도 3D 애니메이션의 정감을 불어 넣어준다. 톰 행크스가 1편에 이어 주인공 우디 목소리 연기를 해냈다. 12월 18일 국내 개봉. /LA
=이대현기자
leedh@hk.co.kr
■[존래스터감독 인터뷰] "가족에게서 아이디어 얻어요"
그는 아이 같았다. 인터뷰를 하면서도 연신 우디와 버즈 장난감을 만지작 거렸다. 존 래스터 감독(픽사 스튜디오 부사장). 컴퓨터 3D애니메이션 「토이 스토리 1, 2편」과 「벅스라이프」감독한 인물이다. 미래 월트디즈니의 상상력이자 희망이기도 하다.
그는 「토이 스토리2」의 아이디어와 캐릭터를 가족으로부터 얻었다. 그에겐 다섯명의 아들이 있다. 넷은 어려 아직도 장난감을 무척 좋아한다고. 그 역시 장난감 수집광. 그래서 사무실에는 귀한 장난감이 많다. 어느날 아이들이 그 장난감들을 마치 황소가 도자기 가게에서 날뛰듯이 뛰어노는 모습을 보고 바짝 긴장했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너는 「토이 스토리」를 만들고도 배운 것이 없냐』
장난감들이 『우리는 어린이와 놀기를 원하고 그럴때 진정한 가치가 있는 것이지, 선반 위에 있으면 하나도 즐겁지 않다』고 말하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다.
우디의 상대역인 제시도 1편을 보고 난 아내가 『좀더 강한 여성 캐릭터가 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내 만들어 낸 캐릭터. 과거 주인에게 버림받은 제시의 존재야말로 「토이 스토리2」에 감동과 휴머니즘을 심어주는 핵심이 됐다. 『곳곳에 괜객들이 다른 영화를 이해해야만 즐길 수 있는 패러디를 넣으면서 너무 재미있었다』 는 존 래스터 감독. 그는 1편보다 더 좋은 영화를 만들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극복하는 것이, 새로운 스토리에 따른 기술개발 보다 가장 힘들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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