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사람의 두피(頭皮)세포를 부작용 없이 자신의 피부에 옮겨심는 실험이 성공함으로써 대머리 치료에 서광이 비치고 있다.영국 더럼대학의 콜린 자호다 교수팀은 4일 발간된 과학잡지 「네이처」에서 남의 두피세포를 팔에 이식, 새로운 머리털로 자라나게 하는 실험에 성공했다고 보고했다. 지금껏 탈모 치료는 생체 거부 반응을 피하기 위해 자신의 머리에서만 채취한 모근(毛根)을 탈모 부위에 심는 자가이식(自家移植)이 주류를 이뤘다.
자호다 교수는 자신과 동료의 모낭(毛囊) 밑에 있는 진피성(眞皮性) 모근 조직 세포 300여개를 채취, 혈연관계가 없는 아내의 팔에 이식했다. 이식된 세포는 팔의 피부에 새로운 모낭을 형성, 이식 3주후부터 완전한 털로 자라났다. DNA 검사 결과 새로 난 털은 이식받은 사람의 모발과 같은 특징을 갖고 있었다.
주목할 점은 이 과정에서 예상됐던 부작용이 전혀 나타나지 않았다는 것. 연구팀은 거부반응을 피하기 위해 두피세포에 영향을 주는 혈관세포를 세척하고 세포조직을 가능한 잘게 잘라내는 등 세심한 주의를 기울였다.
자호다 교수는 『거부반응이 나타나지 않은 근본적인 이유는 두피조직 자체의 면역성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모발조직은 이식에 의한 거부반응에서 면제되는 특징을 지니고 있다는 학설이 입증된 것이다.
과학자들은 이 기술이 유전적 이유로 스스로 머리털을 만들지 못하거나 중화상을 입은 환자들에게 적용될 수 있으며, 앞으로 장기이식 등에도 응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논평했다.
이동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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