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오후 「폭발성」이 예고됐던 국민회의 이종찬(李鍾贊)부총재의 검찰출두전 입장발표는 의외로 싱겁게 끝났다. 그러나 이부총재가 이날 마지못한 듯 『검찰에 가서 모든 것을 밝히겠다』고 말을 아낀 데에는 그럴만한 사연이 있었다.이부총재는 당초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의 사전인지 문건작성자인 문일현(文日鉉)기자와 중앙일보와의 사전관계 문제의 녹취록 존재 등에 대해 소상한 입장을 밝히는 장문의 발표문을 준비했다. 이 발표 원문엔 언론사 특정인의 이름까지 거론된 것으로 알려졌다.
장문의 전모공개가 짤막한 입장표명으로 바뀌는 반전은 발표직전의 5자회동에서 이뤄졌다. 국민회의 한화갑(韓和甲)총장, 박상천(朴相千)총무, 김옥두(金玉斗)총재비서실장, 이영일(李榮一)대변인 등은 이부총재와 점심을 함께 하면서 『검찰조사전 얘기와 조사결과가 차이가 나면 혼란이 발생한다』며 이부총재의 사전공개를 애써 말렸다. 파문 확산을 원치 않는 당 지도부 의중의 반영이다.
수사혼선을 우려한 검찰측의 요청도 한몫했다. 이부총재는 고심끝에 이를 수용했고 한총장과 김실장은 물론, 천정배(千正培)의원등 「언론문건관련대책위」소속 의원들이 이부총재의 입장발표에 배석, 예우를 갖추었다.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이날 당지도부의 주례보고중 이부총재 관련사항을 보고받고 『당당하게 검찰에 나간 것은 잘한 일』이라며 『당 부총재인데 소홀함이 없도록 하라』고 지시했다는 후문이다.
고태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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