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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프집 '상납 비밀장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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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프집 '상납 비밀장부' 있었다

입력
1999.11.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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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라이브Ⅱ호프」의 실제 주인 정성갑(鄭成甲·34)씨가 경찰에 상납한 내역이 적힌 비밀장부가 3일 공개됐다. 정씨의 수첩에는 전·현직 경찰관들의 전화번호가 빼곡이 적혀 있는 등 정씨와 경찰의 검은 「커넥션」이 속속 사실로 드러나고 있다.정씨의 노래방과 콜라텍을 관리하다 최근 그만둔 A씨는 이날 불이 난 히트노래방의 수입·지출내역이 담긴 업무수첩 사본을 공개했다. A4 용지 66장 분량의 사본에는 일일 지출내역이 꼼꼼히 기록돼 있고, 「모든 관공서 상납시 (제목을) 회장님으로 적을 것」이라는 정씨 지시사항까지 적혀 있다.

지출내역에는 「회장님 30만원 경찰서」(99년 1월16일) 「단속(중부서) 70만원」(1월1일) 「파출소 봉투 회장님 30만원」(98년 12월31일) 「(이)강천사장, 중부서 새벽에 간다. 사과 2만원, 김밥 2만원」등의 내용이 기록돼 있다.

A씨는 1월16일자 메모에 대해 『정회장이 봉투에 돈을 담으면서 「관공서에 돈봉투를 돌려야 한다. 내 돈 안 먹은 사람 없다」고 말했다』고 폭로했다.

한편 지난해 10월 중순부터 올 7월초까지 정씨의 경리사원을 지낸 B씨는 『파출소에서 전화연락이 와 종업원을 시켜 순찰차 안에 맥주와 안주를 넣어준 적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중부서 소속 축현파출소에는 올들어 정씨 업소 불법영업과 관련, 112신고가 11차례나 접수됐지만 7건은 허위신고, 나머지는 영업사실 불발견, 오인신고 등으로 처리돼 근무일지도 허위작성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실제로 지난 9월18일 축현파출소 라이브호프 검문일지에 손님으로 기록된 박모(20)씨는 『당시 그곳에 간 적이 없다』고 말했다.

또 정씨의 수첩에 전화번호가 기록된 중부서 전·현직 경찰관 13명은 대부분 중부서 형사계에 근무중이거나 근무했던 직원인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당사자들은 『명함만 주고 받았을 뿐 정씨가 비상연락망을 보고 적어간 것 같다』고 해명하고 있다.

이동훈기자

@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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