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기 괌추락사고 이후 2년3개월여간 조사반장을 맡아 동분서주했던 미 교통안전위원회(NTSB)의 그레고리 파이스는 2일 『기본적으로 조종사의 과실을 무시할 수 없지만 괌공항의 최저안전고도경보장치(MSAW)가 제대로 작동했다면 사고를 방지했을 수도 있었을 것』이라고 아쉬움을 표했다. 다음은 파이스 반장과의 일문일답 내용.-이번 조사에서 아쉬웠던 점은.
『괌공항의 MSAW가 오작동을 이유로 2년여동안 꺼져있었다는 사실이다. 사고후 조사과정에서 이같은 점이 밝혀졌는데 이것만 제대로 작동했어도 사고를 방지했을 수도 있었다』
-조종사 과실과 연방항공국의 MSAW 관리소홀 중 어느 것이 주요 원인인가.
『우선 순위가 없이 모두 사고원인이다. 여러 요인이 복합돼 사고가 났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주요 원인을 무엇이라고 보는가.
『각 요인을 사고발생 원인이라고 단정한게 아니다. 새로운 증거가 나오면 바뀔 수 있다. 조종사 과실을 주원인이라고 해석해선 안된다』
-본인의 조사경력은.
『20년이 넘는다. 90년대 들어서는 대형사고를 주로 맡았다』
-블랙박스의 음성기록에 나오는 기장의 「아, 졸려」라는 말이 한국에서는 정말로 졸려서 하는 말이라기보다는 피곤하다는 의미의 관행어로 쓰이는 경우가 많다. 이같은 언어상의 뉘앙스 차이를 알고 있는가.
『잘 알고 있다. 그러나 그말이 나오기까지의 상황을 판단하건데 여러가지 요인이 피로감을 악화시킨 것같다』
-기장이 활공각장비(Glideslope)가 작동치않는데도 정상이라고 착각한 이유는.
『93년 일어난 AIA항공의 쿠바 콴타모공항 추락사고때도 기장이 활주로 근방의 양철지붕에서 반사되는 햇빛을 점멸등으로 오인했던 적이 있다. 이번 경우도 기장이 목표지점을 미리 예단해서 그랬던 것같다』
워싱턴=윤승용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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