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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화재참사] 경찰간부, 주인 鄭씨 집에 '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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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화재참사] 경찰간부, 주인 鄭씨 집에 '전세'

입력
1999.11.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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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수사할 자격이 있나』인천 인현동 호프집 화재사고 수사를 맡고 있는 인천중부경찰서가 「라이브Ⅱ호프」 실제 사장 정성갑(鄭成甲·34)씨와 검은 유착관계를 맺고 있었다는 의혹이 잇따라 제기돼 수사 자격 시비가 일고 있다.

관련 시민단체들은 『한점 의혹없이 진상을 규명하기 위해서는 검찰이 수사를 맡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라이브Ⅱ호프」의 불법영업과 관련해 3차례의 112신고 외에도 주민들의 신고가 끊이지 않았지만 올들어 서부서의 단속에 단 한차례 걸려들었을 뿐 정작 관할인 중부서에는 단 한차례도 불법영업이 적발되지 않았다는 사실이 유착 의혹을 반증한다고 주장한다.

현재 호프집 주인 정씨와의 유착 의혹으로 경찰의 자체 감찰조사를 받고 있는 경찰관은 중부서 교통지도계장 이모(45)경위 등 10명. 특히 이경위는 정씨 집에서 전세를 살고 있는 것으로 확인돼 유착 의혹이 더욱 불거지고 있다.

이경위는 감찰조사에서 『97년 5월께 분양받은 아파트의 입주가 지연돼 평소 알고 지내던 정씨 집 지하에 전세금 3,000만원을 주고 입주, 지금까지 살고 있다』고 말했다.

이경위가 세든 정씨 집은 인천 중구 전동 고급 주택가에 위치해 있으며 대지 90평에 건평 40평의 고급주택. 정씨는 이경위와 호형호제할 정도의 친분을 유지했으며 이경위를 다리삼아 경찰 고위간부들과도 친분을 맺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도 인현동 지역 주민들은 『정씨가 경찰고위간부에게 신용카드를 통째로 주고 마음껏 쓰라고 했다』 『97년 「라이브Ⅱ호프」 공사장에 전경들이 동원됐다』 『경쟁업소를 경찰이 단속하도록 해 괴롭힌 뒤 인수했다』

『정씨가 경찰관련 신문의 명예기자증을 가지고 있었으며 경찰서 방범자문위원 행세를 했다』는 등 경찰과 정씨의 유착의혹에 대한 증언을 쏟아내고 있다. 일각에서는 정씨가 경찰고위간부 「뇌물 리스트」를 움켜쥐고 있다는 얘기마저 나돌고 있는 실정이다.

인천경실련 김송원(金送遠)사무국장은 『경찰에 수사를 맡기는 것은 고양이에게 생선가게를 맡기는 꼴』이라며 『검찰이 즉각 수사에 나서 경찰과 정씨의 유착의혹을 낱낱이 밝혀내야 한다』고 말했다.

/이동훈기자 dhlee@hk.co.kr

■지명수배된 정성갑씨 누구

경찰에 지명수배된 정씨는 인천 중구 인현동 일대에만 라이브Ⅰ·Ⅱ호프와 노래방 게임방 등 7-8개의 업소를 거느린 「잘나가는 재력가」.

그는 80년대 중반 인천 중구 용동 R호프집에서 라이브가수로 활동하면서 이 가게에 지분을 투자한 뒤 업소가 불에 타자 보험금을 받아 10대를 상대로 한 호프집을 열어 많은 돈을 번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동인천 일대 폭력조직과 손잡고 조직원을 월급사장으로 고용하는 등 조직의 자금줄 역할을 해 「회장님」으로 불렸으며 법망을 피하기 위해 「민하」라는 가명을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호프집 종업원은 경찰조사에서 『정씨가 이익금 중 일부를 경찰간부 접대비 등으로 사용했다』고 밝혔다.

인천 중구청에 따르면 정씨의 문서상 재산은 고작 5,000여만원. 하지만 주변에서는 정씨가 재산을 가족과 친인척 등의 명의로 분산·은폐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정씨는 1일 아내를 통해 인감증명을 발급받아 부동산을 처분하려 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배성규기자

veg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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