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록수부대가 치안유지활동을 벌이고 있는 동티모르 라우템의 로스팔로스지역. 지난달 22일 본대가 합류하면서 산으로 피란갔던 주민들이 돌아오면서 누추하지만 「사람 사는 땅」으로 변하고 있다.5월 내전의 불안으로 문을 닫았던 돈보스코 학교는 5개월만인 1일 다시 문을 열었다. 초등학생 588명과 중·고교생 380명, 농업학교생 142명이 재학중인 이 학교는 「복교(復校)」의 기쁨으로 하늘을 날 듯했다.
천주교 바우카우교구 바실리오주교와 상록수부대 서상범 군종신부가 참가한 개교미사에 학생들은 물론 주민들까지 모여 들어 『인터펫(다국적군), 특히 한국군의 도움으로 다시 공부를 할 수 있게 됐다』며 감사의 눈물을 흘렸다.
로스팔로스 본당 바실리오신부는 『상록수부대의 주둔은 인도네시아군의 무지함에 치를 떨었던 주민들에게 자신들을 사랑하는 외국인들도 있다는 인류애를 보여주고 있다』고 한국을 추켜 세웠다.
시장도 다시 문을 열었다. 100여평의 로스팔로스 시장은 매일 오전 7시부터 오전 10시까지 3시간정도 문을 여는데 물건을 사고 팔려는 주민들로 북적댄다. 주민들은 마늘 바나나 고추 마 야채 담배 설탕 등을 갖고 나와 바닥위에 펼쳐놓고 물물교환 방식이나 인도네시아 화폐를 이용해 거래를 한다.
하지만 물가가 너무 올라 힘들다는 것이 주민들의 한결같은 반응이다. 설탕을 구하러 왔다는 클레디오(33)씨는 『최근들어 물가가 5배는 오른 것 같다』고 걱정했다.
로스팔로스 성당이 있는 중심가에는 젊은이나 어린이들이 오가거나 삼삼오오 모여 유엔감시단(UNAMET)과 상록수부대 등 늘어난 외국인들에게 손을 흔들며 반가워한다.
특히 시 외곽지역으로 나가면 남녀노소 할 것없이 『코레아』를 외치거나 한국말로 『안녕하세요』라고 말하며 손을 흔들어 댄다. 불에 탄 집을 수리하거나 새로 짓느라 부산하다.
읍내를 둘러싼 평원지대에서는 우기를 앞두고 농작물을 심기 위해 풀에 불을 지르거나 밭을 일구는 사람들로 활력이 넘쳐 보인다.
지도자격인 로스팔로스 성당 안드레 아데리토(31)신부는 『상록수부대의 주둔으로 로스팔로스 주민들 사이엔 「코리아 열풍」이 불고 있다』면서 『그러나 동티모르가 독립국가로 굳건히 살아가기 위해선 구호품을 포함해 한국의 도움이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로스팔로스
(동티모르)=황양준기자
naigero@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