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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런왕 팀] "우승 힘들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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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런왕 팀] "우승 힘들더라?"

입력
1999.11.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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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런왕 이승엽이 1일 99프로야구 최우수선수 시상식에서 『차라리 홈런왕과 팀우승을 바꾸고 싶다』고 말할 정도로 한국시리즈 탈락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했다. 하지만 홈런왕이 있는 곳에 우승이 있었던 경우가 별로 없다.미국 메이저리그의 경우 월드시리즈 94회 가운데 아메리칸 리그나 내셔널리그 홈런왕이 월드시리즈 우승컵을 차지한 경우는 19차례에 불과하다. 확률상 5분의 1이다. 프로통산 12번째 홈런수위를 차지한 「전설의 홈런왕」 베이브 루스도 3번밖에 월드시리즈우승과 홈런왕을 동시에 차지하지 못했다.

그나마 첫번째 동시석권은 뉴욕 양키스가 아닌 보스턴 레드삭스시절이었다. 베이브 루스에 이어 두번째로 시즌 60호홈런을 날린 로저 매리스도 불과 한번밖에 동시 석권하지 못했고 루 게릭, 조 디마지오, 미키 맨틀과 같은 당대 최고의 홈런왕들도 불과 1, 2차례 밖에 동시석권하지 못했다. 그나마 이들이 월드시리즈우승을 겸할 수 있었던 것은 뉴욕 양키스와 같은 명문구단에 소속돼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4차례 홈런왕에 올랐던 테드 윌리엄스와 같은 스타도 보스턴 레드삭스에 있었던 죄로 한번도 월드시리즈우승과 홈런왕의 영광을 함께 누리지 못했다. 마크 맥과이어, 새미 소사 등 20세기 최고의 홈런왕들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시카고 커브스와 같은 하위팀에 속해 있어 한 차례도 월드 시리즈 문턱에 가보지 못하는 불운을 보이고 있다.

한국프로야구도 마찬가지. 프로야구 18년동안 홈런왕이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예는 6차례. 해태 김성한은 해태의 전성시절인 80년대 중반부터 후반까지 3차례 홈런왕을 차지하며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었던 행운아였고 이만수는 삼성이 전·후기 통합우승을 했던 85년 홈런왕에 올랐다. 장종훈은 90년대 초반 3년 연속 홈런왕에 오르며 한국야구를 한단계 높이는 41호홈런까지 때렸지만 한국시리즈 우승에는 도달하지 못했다.

홈런왕은 팀우승을 이끌기 보다 「팬서비스」에 그친 경우가 많았다는 것이 야구사의 교훈이다. 한명의 홈런왕을 탄생시키기 위해 팀이 희생해야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일 것이다. 마운드가 강한 팀은 우승해도 방망이가 강한 팀은 우승을 할 수 없다는 야구속설도 있다. 이래서 야구의 신은 공평하다는 말이 나오는 것일까.

정진황기자

jhch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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