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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문건 파문] 석연찮은 '문서파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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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문건 파문] 석연찮은 '문서파쇄'

입력
1999.11.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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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찬 부총재가 1일 저녁 비밀리에 자신이 보관중이던 문건들을 대량 파쇄한 것으로 2일 확인돼 적잖은 정치적·법적 파장을 불러올 전망이다. 『검찰 조사를 앞두고 갖고 있던 문서들로 인해 부담하게 될 지도 모를 법적·정치적 책임을 모면하기 위해 「증거인멸」을 시도한게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것이 사실일 경우 이부총재의 도덕성에 치명타가 됨은 물론 여권 전체가 만만찮은 정치적 짐을 떠안게 될 전망이다.문건 파쇄와 관련해 떠오르는 첫번째 관심사는 당연히 어떤 문서들이 파쇄기에 들어가 부서졌느냐는 점이다. 이부총재측은 이에 대해 『개인적으로 갖고 있던 서류들로 사적으로 보고된 각종 개인 보고들』이라고 해명했다. 이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면 단순한 「사적 문서 정리」밖에 되지 않는다.

그러나 이 말을 달리 해석하면 『이부총재는 단순히 사적 보고서로 여기고 있지만 객관적으로는 「제2·제3의 문일현 문건」의 성격을 지니는 주요 문건들이 파쇄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추측도 가능하다. 이부총재측이 그동안 문일현기자의 「언론대책」문건도 『개인적인 보고서였다』고 주장해 왔기 때문이다. 야당으로서는 『이부총재의 국정원장 재직시절 정치간여 문서, 또다른 권언(權言)유착성 문서 등이 포함됐을 것』이라고 의심할 수 있다.

더욱 보다 심각한 것은 검찰이 여전히 문기자의 사신 3장 등 「언론대책」문건 원본을 찾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혹시라도 이부총재측이 이를 보유하고 있다가 파쇄했을 가능성이다. 이부총재측은 이를 부인하고 있지만 이번 문건 파문이 터진 뒤 아무런 조치를 취하고 있지 않다가 이부총재가 국정원 문건 반출 사실을 시인하고 검찰 소환 일자가 임박한 1일 저녁에야 전격적으로 비밀리에 문건들을 없앤 것이 영 석연치 않다는 지적이다.

신효섭기자

hssh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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