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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투자와 성적 함수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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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투자와 성적 함수관계

입력
1999.11.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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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선수는 돈으로 살 수 있지만 우승컵은 그렇지 않다」99프로야구가 한화 이글스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올시즌을 마감하면서 프로야구 각 구단의 수지를 살펴보면 한 가지 재미있는 현상을 발견할 수 있다. 투자와 성적표는 반드시 비례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물론 올해만 적용되는 얘기는 아니다. 하지만 올해처럼 이런 현상이 두드러진 때는 많지 않다. 우승팀 한화는 이런 현상을 증명하는 가장 좋은 사례로 꼽힌다.

한화가 올해 쏟아부은 돈은 약 75억원선. 선수들의 연봉과 원정경기때 드는 숙박비 출장비, 직원들의 관리비용 등 고정비용을 통틀어 구단측이 집계한 액수다. 이중 로마이어와 데이비스 등 용병 2명에게 지불한 연봉과 옵션에 비교적 많은 돈이 들어갔다. 한화는 8개구단중에서도 「짜기로」소문나 있다. 반면 현대 삼성 LG 등은 후해 연간 100억-120억 정도의 예산을 사용하고 롯데나 두산도 80억-90억원 정도를 지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나마 모기업의 부도로 재정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해태나 쌍방울도 50억-60억을 쓴다.

아깝게 한국시리즈 진출에 실패한 삼성은 이와 대비된다. 투자한 만큼의 실적을 못거뒀기 때문이다. 올시즌초 우승을 목표로 두산에서 김상진과 진갑용, 해태에서 임창용, 쌍방울에서 김기태와 김현욱 등을 트레이드시장에서 데려오느라 30억5,000만원이나 썼기 때문이다. 고정비용을 제외한 액수이다. 물론 삼성도 페넌트레이스 매직리그에서 1위를 차지하고 한국시리즈 문턱에서 아깝게 탈락할 만큼 선수들이 최선을 다했고 좋은 플레이를 펼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성적으로만 말한다면 아쉬움은 여전히 남을 수 밖에 없다.

예컨대 한국 프로야구에서 18년간 9번 정상에 선 해태가 결코 투자를 많이 해서 우승했다고 얘기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오히려 연봉을 적게 주는 구단으로 유명했다. 삼성은 이제 김응용감독마저 거액을 들여 스카우트하려 하고 있다. 하지만 좋은 선수를 발굴하고 잠재력과 팀워크를 극대화시킬때 비로소 우승의 축배를 들수 있다는 점에서 해태의 교훈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박원식기자

park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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