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는 고전」 「20세기 현대사상의 거두」 라고 불리는 독일 철학자 위르겐 하버마스(70). 그는 현대 인간의 삶을 좌우하는 대상을 사회로 보고 이 사회를 변형시키고 발전시키는 것만이 인간의 소외와 병리 현상을 극복, 자유와 해방을 보장할 수 있다고 단언한다. 그리고 사회를 발전시킬 수 있는 것이 바로 인식과 관심의 올바른 이해와 결합이라고 주장한다.이런 하버마스의 사상적 진수가 농축된 저서가 바로 「인식과 관심(Erkenntnis und Interesse)」. 69년 초판이 나온데 이어 후기가 첨가된 증보판이 73년 출간됐다.
하버마스는 독일 프랑크푸르트대학을 중심으로 활동하던 호르크하이머, 아도르노 등의 뒤를 이어 사회비판이론을 정립한 푸랑크프르트학파의 한 사람으로서 사회철학을 총정리해내는 역할을 했다. 『오늘의 철학은 존재론적 체계의 철학이기를 그치고 과학과 사회, 전통문화, 종교를 비판하는 이론이 되어야 한다』는 하버마스의 철학적 방법론은 「인식과 관심」에도 잘 드러난다.
프랑크푸르트학파의 비판이론에 대한 토대가 된 「인식과 관심」에서 하버마스는 인식이 현실적 욕구나 주관적 이해관계와 초연한 순수 이론적인 측면에서 탐구되어오던 기존의 서구사상을 전면 부정한다. 인식이 인간의 것인 한, 인간의 본래적인 관심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 없으며 관심은 오히려 인식을 바른 인식이 되게 하는 조건과 틀을 제공한다고 주장한다.
가장 객관적이며 순수하다는 자연과학·경험적 인식에 있어서도 하버마스는 합목적적인 관심, 기술적 유용성의 관심이 작용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역사적·해석학적인 학문이나 인식에서도 역시 실천적 관심이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밖에 비판이론적인 학문에서는 인간 해방적 관심이 인식을 이끌어가고 있다는 것.
이러한 관점을 견지한 하버마스는 실증주의자 칼 포퍼의 사회과학이 자연과학화 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비판을 하면서 자연과학이 사회과학화 해야 한다는 입장을 취하게 했다.
인식과 관심이 바르게 결합할 때 마르크스의 사회비판이론과 프로이트의 정신분석이론과 같은 실천적이고 치료적인 이론이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즉 사회에 초연하고 무관한 인식이 아니라 성숙과 해방에 관심을 가진 인식은 사회와 역사를 발전시키고 인간의 병리를 치료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위르겐 하버마스(1929-)
독일 뒤셀도르프에서 출생 54년 본대학에서 논문 「셀링에서의 절대자와 역사」로 박사학위 64년 프랑프르트대학 교수·사회연구소장 헤겔상(74년) 프로이트상(76년) 아도르노상(80년) 야스퍼스상(95년) 등 철학상 다수 수상
주요저서「이론과 실천」(63년) 「후기자본주의 정당성문제」(73년) 「의사소통 행위의 이론」(81년) 「현대에 대한 철학적 논의」(85년) 「사실과 가치」(92년)
배국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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