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의 「정보매수설」에 주춤하는 듯 했던 한나라당이 1일 「본질공세」에 총력을 쏟으며 국면 뒤집기에 나섰다.한나라당은 이날 주요당직자회의, 의원총회 등을 잇따라 열어 「사건의 핵심이 무엇이냐」는 화두를 끈질기게 물고 늘어졌다. ▲ 언론 탄압, 장악을 기도한 문건이 실제 존재하고 ▲ 이 문건의 작성에 이종찬(李鍾贊)전국가정보원장이 관련돼 있으며 ▲ 현재 언론상황이 문건 내용대로라는 사실이 「언론대책」문건 파문의 핵심이요, 본질이라는 주장이다.
이회창(李會昌)총재는 『현정권은 정형근(鄭亨根)의원이 이도준(李到俊)기자에게 1,000만원을 준 대가로 문건을 전한 것이라며 본질을 호도하고 있다』면서 『현재 언론상황을 보면 이 문건이 대통령에게 보고되고 그 내용대로 실행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주장했다. 이사철(李思哲)대변인은 『금품매수설은 본질을 희석하려는 물타기』로 규정한 뒤 『사건의 본질은 언론장악 및 파괴음모를 꾸며 이를 진행했느냐 여부에 있다』고 밝혔다.
「본질공세」로 가닥을 잡은 한나라당의 주타깃은 당연히 국민회의 이종찬부총재. 문건 폭로 직후부터 『이종찬 정치공작팀이 언론장악을 음모했다』며 이부총재에게 끊임없이 칼날을 들이댔던 한나라당은 이날 오전에만 무려 7건의 성명 및 논평을 내며 이부총재을 공격했다. 이원형(李源炯)부대변인은 「이종찬-이도준」커넥션의 말 맞추기 의혹을 제기했고, 장광근(張光根)부대변인은 『이-이 커넥션의 최종 목표는 이회창총재 흠집내기임이 드러나고 있다』라며 『배후에는 이종찬씨가 도사리고 있고 이도준씨는 공작정치의 소모품으로 전락하고 있다』고 몰아쳤다.
오후에 열린 의원총회서도 본질공세가 이어졌다. 이부영(李富榮)총무는 『(여권은) 본질은 외면한 채 지엽말단만 갖고 밀고 당기기를 하려한다』고 비난했고, 『언론공작 장본인인 이종찬씨를 문건절도혐의로 구속할 것을 촉구한다』(김문수·金文洙의원)는 얘기까지 나왔다.
최성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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