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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코리아] 음성 입력하면 문서 작성하는 SW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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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코리아] 음성 입력하면 문서 작성하는 SW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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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11.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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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에 음성을 입력하면 바로 문서로 작성해주는 소프트웨어가 나온다.세계적 음성인식 기술 개발업체 L&H의 한국지사 L&H코리아는 1일 보이스텍코리아와 함께 내년 6월까지 음성을 실시간으로 문자로 바꿔주는 「보이스 익스프레스 1.0」을 개발, 판매를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이 프로그램은 음성인식 기술중에서도 가장 고난도인 대화체인식(Dictation) 기술을 활용한 것. 각종 응용 프로그램이 개발되면 자판과 마우스없이 말로 컴퓨터를 자유자재로 부리는 꿈같은 이야기가 현실로 다가오게 된다.

L&H코리아는 우선 이를 「한글」「MS워드」등 문서작성 프로그램에 접목, 음성을 한글문서로 변환해주는 일반인용 SW와 법조, 의료 전문용어를 첨가한 전문가용 SW 제품을 내놓을 계획이다. 문서작성은 입력된 음성을 문자로 바꿔준 뒤 이를 음성합성(Text to Speech)을 통해 읽어주고 작성자의 확인을 받는 과정을 거치므로 일반인은 물론, 시각장애인들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

이 프로그램은 또 소비자들의 불만이 높았던 의료·법조 서비스 개선에도 큰 보탬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의사가 환자를 진료할 때, 또는 변호사가 의뢰인을 만날 때 진료카드나 사건조서 작성에 뺏기는 시간을 고객들과 보다 여유있고 충실한 대화를 나누는 데 할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프로그램의 응용 분야는 이밖에도 무궁무진하다. 현재 컴퓨터속기 등으로 일일이 문자를 입력하고 있는 청각장애인용 TV 문자방송이나 요즘 쇼프로그램에 유행하는 자막 서비스에 이 기술을 이용하면 손쉽게 자막처리가 가능하다.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인터넷을 이용한 사이버 강좌에서도 강의내용을 바로 파일로 보내줄 수 있어 수강자가 필기 부담없이 강의를 하게 된다. 이는 대학이나 사내연수 등 일반 강의에서도 활용할 수 있다.

또 팩스를 보낼 때 일일이 타이핑하지 않고 말로 손쉽게 문서를 작성해 팩스모뎀으로 바로 전송할 수 있다. 인터넷채팅에 활용하면 실제 대화하는 것처럼 빠른 속도로 채팅을 즐기게 되며, 요즘 새롭게 등장한 화상채팅의 경우 영상과 음성 전송에 문자까지 덧붙여 보다 풍부한 대화가 가능하다.

L&H코리아는 이를 윈도 등 컴퓨터 운영체제(OS)와 익스플로러 등 웹 브라우저 활용에도 접목, 현재 초보적 수준에 머물고 있는 음성제어 컴퓨터작동 기술을 획기적으로 발전시킨다는 계획이다. 또 다국어 번역SW와 연계, 이미 기술 개발이 끝난 영어 독어 불어 일어 중국어에 한국어까지 6개국어 동시통역 프로그램도 곧 선보일 예정. 이를 차세대 이동통신(IMT-2000)에 활용하면 언어 제약없이 외국인들과 서로 얼굴을 보며 자유롭게 대화할 수 있게 된다.

노동진 L&H코리아 개발부장은 『이처럼 여러 분야에 활용가능한 「보이스 익스프레스」는 현재 단어와 짧은 문장 인식 수준에 머물고 있는 국내 음성인식기술 분야에 혁명적 변화를 몰고올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희정기자

jaylee@hk.co.kr

■서주철 사장

『음성인식 분야에서 국내는 물론, 세계 시장의 중심으로 우뚝 서겠습니다』 7년간 키워온 음성인식기술 개발업체 범일정보통신을 L&H사에 매각, L&H코리아 대표로 새출발한 서주철(33)사장의 각오에는 비장함이 서려있다.

그는 9월 창업자본금의 1,000배가 넘는 5,000만달러를 받고 음성인식분야 세계 3대 기업에 드는 벨기에의 L&H에 회사를 팔아 화제가 됐다. 그는 『자금난도 버거웠지만 무엇보다 L&H측이 지분 전량매각을 조건으로 음성인식 원천 기술을 모두 제공하겠다고 해 매각을 결심했다』고 말한다. 회사 간판은 바꿔달았지만 그가 사장직을 맡고 직원들도 모두 고용승계된데다 스톡옵션까지 받아 더 나은 조건에서 범일의 사업을 그대로 이어갈 수 있게 됐다.

서사장은 L&H측이 일본 싱가포르 등을 제치고 한국을 아시아지역본부로 선정한 데 큰 기대를 걸고 있다. 내년중 문을 여는 음성기술 인력 양성을 위한 전문대학원 설립도 그 일환. 연 400명 규모로 전액 장학금이 지급될 예정이다.

구미전자공고를 나와 금성사(LG전자)에 근무하다 92년 창업한 그는 ARS 시스템 개발로 기반을 다진 뒤 당시로서는 생소하기만 한 음성인식기술 분야 개척에 나섰다. 그는 『주위에서는 모두들 망할 작정이냐며 말려댔지만 미래에 대한 확신이 있었기에 포기할 수 없었다』고 말한다.

서사장은 회사 매각으로 거금을 손에 쥐고 월급도 전보다 10배이상 올라 주위의 부러움을 사고 있지만 『돈벌이가 목적이라면 창업보다는 장사를 하라』고 단호히 말한다. 그는 『요즘 벤처 창업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으나 기술개발에 대한 열정과 모험 정신은 찾아보기 어렵다』며 안타까워했다.

/이희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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