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아껴쓰면 절반으로 줄일 수 있다』 물절약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무궁한 자원」으로 인식됐던 물이 이제는 생명을 위협할 정도로 고갈되거나 오염위기에 직면해 있다.세계적 환경단체인 미국의 「월드워치(World Watch)」는 2025년께는 지구 인구의 40%이상이 물 부족을 겪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그럼에도 우리나라는 1인당 물사용량이 선진국보다 압도적으로 많을 정도로 물 부족의 심각성을 외면하고 있다.
한국일보사와 환경운동연합, 소비자문제를 연구하는 모임, YMCA전국연맹이 공동으로 지난 4월부터 공모한 물절약대상자로 선정된 수상자들은 물을 아끼고 사용량을 줄이는 이정표를 마련했다. 2일 한국일보사 송현클럽에서 열리는 시상식에서는 수상자들의 체험기가 소개된다.
■경주 선덕여중(교장 최영걸·崔榮杰)
세면장에서 사용한 물은 인근 물탱크에 모이고 이 물은 남김없이 청소나 화단물주기 등에 다시 사용된다.
학생 1인당 지역주민 15명에게 수도와 전기절약의 필요성과 방법을 홍보하면 내신에 산정하는 「봉사점수 제도」도 운영하고 있다.
절약운동 전에는 한달 평균 140톤(80여만원)을 사용했으나 이제는 절반 수준인 76톤을 쓰고 있다. 최교장은 『학생 모두가 물절약 기록표를 만들어 실천할 정도로 호응이 높다』며 『물절약을 지역사회에 확산하는데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박희준(朴姬濬·32·주부)씨 가족
경기 여주군 여주읍 홍문리 현대아파트에 사는 박씨 가족은 1인당 물사용량을 우리나라 평균의 4분의 1 수준으로 낮췄다.
박씨가 물절약에 본격 나선 것은 올초 본의 세계 물의 날 특집기사를 읽고 물의 중요성을 깨닫고 난 이후. 박씨는 남편이 목욕을 할 때면 안주영군 등 두 아들을 동참시켜 물사용량을 최소화했고, 목욕물을 다시 화장실 청소에 활용하는 「중수도 기법」도 동원했다.
세면대와 싱크대의 급수 밸브를 조절, 물의 세기와 배출량을 줄였다. 박씨 가족이 5월 이후 1인당 하루에 사용한 물은 우리나라 평균치(409ℓ)에 크게 못미치는 108.3ℓ다.
■인터콘티넨탈호텔(대표 심재혁·沈載赫)
시설뿐 아니라 물절약에서도 「호텔계의 으뜸」이라는 평가 그대로였다. 93년부터 541개 전 객실에 절수기를 달고 중수도와 지하수를 최대한 활용, 물사용량을 40% 줄이는 데 성공했다.
한번 사용한 물을 청소 조경 등에 활용하는 중수도는 초기투자비용이 많아 업체들이 꺼리는 것이 사실. 그러나 이 호텔은 88년 2억2,000만원을 들여 중수도를 설치, 비용을 오래전에 회수했다. 중수 생산비용은 톤당 565원에 불과한 반면 수돗물은 1,780원이나 되기 때문이다.
호텔 관계자는 『다른 호텔과 기업에서 물절약 현장 견학을 올 정도』라고 전했다.
제7557부대 군부대로는 이례적으로 올 4-6월중 물 사용량을 전년 같은 시기보다 27% 줄였다. 포상제 도입도 큰 역할을 했다. 부대내 모든 수도꼭지마다 절수책임관(하사 이상)을 임명하고 누수를 없앤 책임관에게 상점을 매겨 포상휴가를 가도록 했다.
세면장과 화장실, 목욕탕 등에는 예외없이 물절약형 기기를 설치한 것은 물론이다. 부대 관계자는 『전 부대원들이 빠짐없이 동참한 결과』라며 『물절약의 중요성을 군에도 확산시키기 위해 물절약캠페인을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콩나물재배 전일권(田鎰權·48)씨
중수도시스템을 도입, 콩나물에 한번 뿌린 물을 반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전씨가 올 3월 3,000만원의 사재를 들여 대전 서구 월평동 자신의 콩나물 공장에 설치한 이 시스템은 집수조-여과기-냉각기-물탱크-살수기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콩나물에 뿌린 물을 집수조에 모이도록 한뒤 미립자까지 걸러낼 수 있는 마이크로 필터가 설치된 여과기로 여과해 재사용했다. 전에는 콩나물 재배에 한번 사용한 물은 그대로 흘려보냈으나 이제는 4톤의 물을 이같은 방법으로 반영구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김동영기자 / 논산= 전성우 기자 / 경주=이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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