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가 연 사흘(거래일 기준) 가파르게 오르면서 증시 주변은 연말 「큰 장」에 대한 기대감이 번지고 있다. 1일 심리적 저항선으로 여겨지던 850선을 가볍게 돌파한데다 거래량도 3억주를 넘어서 조정을 끝낸 게 아니냐는 전망이 점차 우세해지고 있다. 하지만 ㈜대우 등 주력4사의 워크아웃방안에 대한 해외채권단 동의여부와 6조원대의 유상증자 물량 등 수급부담 등의 변수로 대세상승으로 판단하기에는 이르다는 지적도 만만찮다.■ 시장분위기 호조
시장을 짓눌러 온 「대우 먹구름」은 현저히 옅어졌다. 미국 금리인상 우려도 줄어든 데다 금리가 실제 오르더라도 시장 대비력이 갖춰진 만큼 큰 충격은 없다는 전망이 지배적. 10일 대우채 환매에 앞서 예정된 정부의 금융시장 안정대책도 기대감을 갖게 하고 있다. 외국인과 투신권의 순매수세가 장세호전을 예상한 선취매의 성격이 짙다는 분석도 있다. 특히 외국인의 경우 선물시장에서도 지난달 19일 1만계약을 웃돌던 매도잔고를 줄여 지난 주말 기점으로 6,000계약대로 낮췄다. 일각에서는 『외국인들의 선물매수 시점이 장세 반전시점』이라는 희망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 수급불안·매물부담
들뜬 기대감에도 불구하고 주가는 엄청난 공급량이라는 짐을 안고 뛰어야 할 상황. 연말까지 대기한 유상증자 물량은 줄잡아 6조원대. 기업공개및 해외주식예탁증서(DR) 2조원과 스팟펀드 만기물량 2조원을 합치면 10조원대의 신규물량이 시장에 쏟아질 예정이다. 증시자금의 이탈규모도 변수. 우선 이달 만기 주식형수익증권 18조원에다 5-7월중 설정된 펀드도 무려 22조원대여서 내년 2월까지 약 40조원이 환매의 기로에 선다. 정부가 채권시장 안정기금 등을 통해 저금리기조를 유지하고 있지만 최근 민간 소비증가에 따른 총저축률 하락과 물가상승, 기업 설비및 건설투자 회복세 등에 기인한 금리인상 압력을 얼마나 선방할 지도 불투명하다.
■ 잠재 해외변수
미 금리인상 부담은 다소 줄었지만 10일 발표되는 도매물가지수 오름폭에 따라 분위기가 반전될 가능성은 여전히 높다. 또다른 변수는 엔화강세. 일본의 경기회복 기미가 뚜렷해지면서 엔화강세는 대세라는 분석이다. 이를 증명하듯 일본 10년만기 국채수익률은 지난해 동기대비 0.7%나 급등했다. 달러화약세는 달러물 금융자산의 투자효과 감소로 나타나 다우지수를 압박할 전망이다. LG투자증권 박준범(朴埈範)선임연구원은 『현 지수대가 일정기간 유지된다면 단기급등에 따른 일시적인 조정은 불가피하지만 860, 900포인트대 매물벽을 넘는 것도 가능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최윤필기자
walde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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