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회의는 한나라당 정형근(鄭亨根)의원이 평화방송 이도준(李到俊)기자에게 1,000만원을 제공한 것과 관련, 31일 긴급대책회의를 갖는 등 이번 사건을 정의원의 「매수공작」으로 결론짓기 위해 애쓰는 모습이었다.국민회의는 이날 아침 이만섭(李萬燮)총재권한대행 등 당3역이 모두 당사로 출근, 당3역회의를 가졌다.
회의에서는 『한나라당은 정부를 음해하기 위해 언론인 매수공작을 자행하다 진상이 드러나자 오히려 생떼를 부리고 여당에 뒤집어 씌우기 공작을 다시 자행하고 있다』『한나라당이 우리당 이만섭대행과 이영일(李榮一)대변인을 고발한 것은 적반하장이다』는 등 이번 파문의 책임이 전적으로 야당에 있음을 강조하는 발언이 쏟아져 나왔다.
국민회의는 또 이날 부대변인 논평에서 『언론대책문건 사건이 한나라당 정형근의원의 매수공작으로 드러난 만큼 정의원이 이도준기자에게 건넨 1,000만원의 출처를 밝히는 일만 남았다』고 주장했다. 또 『정의원은 당사에서 돈을 건넸다고 하는데 이기자에게 준 돈은 당의 공적자금이 아닌가』라며 돈의 성격에 대해 의혹을 제기했다.
『문제의 문건을 문일현기자가 작성하지 않았음을 입증하겠다』는 정의원의 주장에 대해서는 『이제는 정의원이 콩으로 메주를 쑨다해도 국민들은 믿지 않을 것』이라며 「상황종료」에 무게를 두었다.
그러나 이날 국민회의는 더 이상의 확전을 피하고 정상 정국으로 전환하려는 의도를 숨기지 않았다. 당 3역회의에서도 야당에 대한 공격성 발언과는 별도로 『검찰수사가 진행중이고 국정조사가 예정돼 있는 만큼 이제 예산안 처리와 정치개혁협상 등 국정현안 논의에 주력해야 한다』는 데 결론이 모아졌다.
『이미 게임은 끝났으므로 공을 검찰에게 넘기고 더 이상의 정치공세는 피하자』는 여권의 상황인식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노원명기자
narzis@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