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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민준의 골프세상] 벼락치기연습은 역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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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민준의 골프세상] 벼락치기연습은 역효과

입력
1999.11.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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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에는 골프채를 잡지 않다가 라운드 직전 벼락치기 연습을 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라운드 하루 전날 연습장에 가서 근육이 지치도록 연습하는 사람, 골프장에 와서 장시간 퍼팅연습을 하는 사람, 심지어 라운드 직전 드라이빙 레인지에서 땀에 젖도록 드라이버를 휘두르는 사람 등이 바로 벼락치기의 전형들이다.그러나 벼락치기 연습을 해서 재미를 봤다는 소리는 거의 들리지 않는다. 오히려 벼락치기 연습을 했다가 골프를 망쳤다는 소리를 더 많이 듣는다.

학창시절 당일치기나 시간치기 등의 벼락공부로 몇 문제를 운좋게 맞힌 기억을 갖고 있지만 벼락공부로 외운 지식은 교실문을 나서자마자 흔적없이 사라진다는 것 또한 경험으로 알고 있다.

특히 골프에서 벼락공부는 통하지 않는다. 한두 시간의 벼락치기 연습은 한두 홀에서 효과를 거둘지 몰라도 4시간이상 걸리는 18홀 전게임에서는 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 오히려 연습에 따른 지나친 기대감 때문에 욕심을 불러일으켜 평소의 리듬을 잃게 하고 혼란을 자초할 뿐이다.

퍼팅이 난조에 빠진 한 골퍼가 전반전을 끝낸 뒤 열심히 퍼팅연습을 하자 캐디가 조심스럽게 말했다. 『골프에서 벼락공부는 안 통하는데…』

경험에서 우러난 충고다. 그린의 성질을 익히고 거리감이나 방향감각을 손에 익히기 위해 잠시 퍼팅연습을 하는 것은 좋지만 평소 게을리했던 연습을 한꺼번에 해치우려고 드는 것은 오히려 그날의 골프를 망칠 위험이 크다.

라운드 하루 전날, 또는 한두 시간 전에 연습을 하고도 게임을 잘 이끌어가는 사람이 있다. 이들은 평소 연습을 많이 하기 때문에 게임 직전 연습을 하더라도 리듬이 깨지거나 근육이 지칠 우려가 없다. 벼락치기연습을 했다고 반드시 그 대가를 바라는 욕심도 없다. 게임이 잘 풀릴 수밖에 없는 까닭이다.

갈증을 해소하는데 필요한 물은 한두 모금이면 족하다. 한 양동이의 물을 욕심내지만 마실 수 있는 물은 한 바가지도 안 된다. 많은 골퍼들이 게임을 눈앞에 두고 그동안 게을리했던 연습량을 한꺼번에 만회하려는 듯 난리법석을 하는데 그 짧은 시간에 받아들일 수 있는 연습량은 극히 제한적이다. 소나기는 스며들지 않고 흘러 가버린다.

편집국부국장

mjb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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