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기와 글쓰기는 어린이에게 꼭 필요한 습관이다. 어린이는 수동적으로 TV를 보는 것과 달리 책을 읽으면서 상상력과 사물에 대한 통찰력을 기르고 글을 쓰면서 자기 생각을 논리적으로 표현하는 능력을 키우게 된다.최근 제일생명이 주최한 전국어린이독후감대회에서 대상을 받은 강안나(12·서울 신길초등6년)양은 올 한해동안에만 200여권의 책을 읽었고 초등학교 입학때부터 하루도 빠지지 않고 일기 쓰기를 하고 있는 「책벌레」. 책을 많이 읽어서인지 생각이 깊고 행동이 어른스럽다는 칭찬을 자주 듣는다.
안나의 독서습관은 집안 분위기와 관련있다. 안나네는 가족 모두가 하루라도 책을 읽지 않으면 허전하다는 「책벌레 가족」. 아버지 강준원(41·개인사업)씨는 짬짬이 서점에 들러 안나에게 책을 사다 주고 있으며 어머니 이응미(38·주부)씨는 집에서 평소 책읽는 모습을 보여 주어왔다. 「자녀는 부모를 보고 배운다」는 말이 틀리지 않음을 보여준다.
하지만 책읽기를 좋아하는 안나도 일기쓰기를 습관으로 만들기까지는 시간이 걸렸다. 안나는 초등학교에 입학해 학교 숙제의 하나로 일기 쓰기를 시작했는데 한동안은 「쓸 거리가 없다」「생각을 글로 쓰기 어렵다」며 귀찮아했다.
어머니 이씨의 지도요령은 일기 내용에 안나가 잘못한 일이 적혀있더라도 모르는 채 함으로써 일기장을 비밀이 보장되는 공간으로 만들어주는 것. 대신에 「학교에서 상받았다니 기분좋겠구나」「글솜씨가 늘었네」하는 식으로 칭찬을 자주 해주었다. 안나 일기장이 두툼해지면 제본해 책으로 만들어 성취감을 북돋워주었다. 안나 책상에는 그동안 써온 일기장이 10여권의 두툼한 제본 책이 되어 꽂혀있다. 일기 쓰는 시간을 정하지 않고 그때 그때 떠오르는 생각을 쓰게 했고 일기 소재를 일상적인 것보다는 하루중에 특별히 호기심을 끌었던 일에서 이끌어내도록 유도했다.
안나의 글쓰기 실력이 부쩍 늘어난 것은 4학년때. 우리말 가꾸기를 중요시하는 담임 선생님이 안나에게 글쓰기 재능이 있음을 알고 꼼꼼히 지도해주자 어휘력과 문장 구성력이 눈에 띄게 향상됐다고 한다. 안나는 선생님 격려에 자극받아 그 해 여름방학에만 40여권의 책을 읽고 독후감으로 정리하는 열의를 보였고 이후 교내의 여러 글짓기·독후감 대회를 휩쓸었다. 아이의 글쓰기실력 향상에 적절한 지도가 필요함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안나는 책읽기에만 빠진 외골수가 아니라 공부도 잘하고 성격이 쾌활해 3학년때부터 줄곧 반장을 맡고 있다. 읽은 책의 내용을 인용해 재치있는 유머로 부모를 즐겁게 하는 안나는 책을 스스로 고르는 편인데 요즘에는 「화수분」「사랑방 손님과 어머니」「백범 일지」같은 중학교 저학년용을 많이 읽고 있다.
/이민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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