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방송 이도준(李到俊)기자는 29일 오전 여의도관광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문건입수와 전달 경위, 폭로후 심경 등을 소상히 밝혔다. 다음은 일문일답.-현재 심경은.
『25일 정의원의 폭로이후 감당키 어려운 부담을 느꼈다. 그때 내가 나서 입장을 밝혔더라면 사태가 여기까지 오지 않았을텐데…. 해프닝으로 그치고 말 일이 이렇게 확대된데 책임을 느낀다』
-정의원은 이기자가 여권의 공작으로 말을 바꾸고 있다는데.
『아니다. 정의원 주장은 나를 공작 정치의 희생물로 만드는 것이다』
-하필이면 왜 정의원에게 문건을 건넸는가.
『언젠가 정치부로 복귀하려 정치부시절의 취재채널을 계속 열어놓고 있었다. 정의원은 중요한 취재원이라고 생각, 비교적 자주 만났다. 정의원이 문건을 복사해 달라고 했을때 취재원에게 고급정보를 얻기위해서는 나도 뭔가를 주어야 신뢰관계가 쌓인다는 생각에 허락했다. 그후 1주일인가 후에 문건을 보여주었을 때 정의원은 「참고로 보기만 할테니까 복사해도 되겠느냐」고 물었다』
-정의원에게 이강래(李康來)전청와대정무수석이 작성했다는 얘기를 했나.
『없었다. 다만 문건의 내용과 성격, 수준을 갖고 나와 정의원이 여러가지 경우의 수를 상정하며 「이렇지 않겠느냐」 「그럴 수 있겠다」하는 식으로 얘기했다』
-정의원은 이기자가 「이종찬(李鍾贊)부총재가 청와대에 보고했다」고 말했다는데.
『안했다. 다만 그 정도 문건이면 당연히 국정원에서 작성했을 테고, 청와대에 보고되지 않았겠느냐고 말을 했을 뿐이다. 그리고 며칠전 이부총재 방에 놀러갔더니, 이전수석이 인사왔더라는 얘기를 했고, 그가 워낙 문건작성을 잘하니 국정원 시절부터 이부총재가 아낀다는 얘기를 했다』
-정의원은 폭로후 이기자가 「잘하셨습니다」라고 얘기했다는데.
『사실이 아니다. 내가 정의원에게 「그것을 그런 식으로 처리하면 어떻게 하느냐」고 항의하자, 정의원이 내게 「이렇게 한번해야 정부도 정신 차리고 언론도 각성한다」고 얘기했다. 이어 정의원이 「이종찬-이강래라인이 한 것으로 우리는 믿고 있는 것 아니냐」고 유도질문을 하길래 「내가 목도한 것도 아니고, 사실로 확인된 것도 아닌데 이제 더 이상 나가면 안된다. 나와 이종찬 부총재 두사람은 끝까지 지켜주고, 추가적인 행동은 그만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어제 한나라당 이회창총재를 왜 만났는가.
『정의원이 너무 앞서 나가니 자제토록 해줄 것과 여야관계를 정상화시켜 달라고 했다. 이총재는 충분히 무슨 뜻인지 알았다. 생각해 보겠다고 말했다. 그런데 그후 한나라당의총에서 더 강경해지는 것을 보고 내 자신을 더 이상 지킬 수 없다고 생각, 제보자임을 밝히게 됐다』
-이총재는 이기자로부터 자초지종을 듣고 어떤 입장이던가.
『이총재는 전반적으로 냉정하고 담담하게 내 얘기를 들었다. 이총재가 내 얘기를 듣고는 「이게 아닌데…」라고 생각하는 듯한 감을 받았다』
-어제 이부총재의 보좌관 최상주(崔相宙)씨를 만나 무슨 얘기를 했나.
『어제 오전 최보좌관을 만났더니 내가 전달자라는 심증을 갖고 있는데, 솔직이 말해 달라고 해 잡아뗐다. 그러나 오후 한나라당 이총재를 만난 후 최보좌관을 다시 만나 인정했다. 여권이 내가 제보자인지 알아낸 것은 내가 이미 회사 선후배 10여명에게 얘기했기에 그들중 누가 제보했을 수도 있고, 정의원 주변에서 알려주었을 수도 있고, 정의원과 나 사이의 전화내용 등을 도·감청했을 수도 있다고 본다』
-혹시 정의원에게 전달한 문건이 재작성됐거나, 편집된 것은 아닌가.
『아니다. 팩스문건을 그대로 복사한 것이다』
-정의원이 추가로 폭로한 3가지 문건도 이 기자가 전달한 것인가.
『그것은 내가 모르는 대목이다』
노원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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