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10/29(금) 18:05이근안씨는 자신의 진술대로 11년 가까이 검찰과 경찰의 허를 찌르고 자택에서 숨어 지냈을까. 10년10개월만에 모습을 드러낸 이씨의 행적은 여전히 미스터리다.
이씨는 조사에서 『기차여행을 다닌 1년여를 빼고 나머지는 대부분 자택에서 가족들과 지냈다』고 진술했다. 집안에 「은닉처」를 마련해 두고 외부인이 찾아오면 이곳에 숨었다는 것이다.
검찰은 그러나 이씨의 이같은 주장을 도피생활을 도와준 많은 「은인」을 감추기 위한 계산된 진술로 보고 있다. 이씨에 따르면 90-95년까지 두차례 이사를 다니며 부인이 운영하는 미장원 근처에 방을 얻어 은신해왔다. 또 95년부터는 자신이 사두었던 집의 세입자를 내보내고 가족들과 거주했다는 것이다. 이에대해 검찰관계자는 『이씨가 아무리 사법당국을 우습게 보고 대담해도 스스로 호랑이굴에 들어오겠느냐』며 의문을 제기했다.
또 부인의 미장원에 수시로 드나들면서도 연고지를 중심으로 집중 감시하고 있는 연인원 389만명에 달하는 수사진의 감시에 한번도 걸려들지 않고 주위 사람들의 의심을 사지 않은 것도 풀리지 않는 의문이다.
이에따라 검찰은 얼마전 서울지검 특수1부로 들어온 『이씨가 중국의 한 호텔(한경빈관)에 있는 것을 보았다』는 제보에 솔깃해 있다. 검찰 관계자는 『이씨가 제3의 장소에서 도피행각을 벌였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집중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정덕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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