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를 짓고는 못산다는 말이 달리 있는 것이 아닙니다. 사필귀정이지요』85년 간첩혐의로 몰려 당시 경기도경 대공분실 이근안 전 경감팀에게 끌려가 가혹행위를 당하는 고초를 겪은 납북어부 김성학(48·강원 속초시 교동)씨는 28일 『이씨의 자수는 당연하다』고 심경을 밝혔다.
이날 저녁 뉴스를 듣고 이씨의 자수를 알게된 김씨는 『그동안 이근안을 비롯한 경찰관을 대상으로 피눈물나는 싸움을 벌인 것을 생각하면 그 때의 한이 당시 경찰관들이 법정구속된 지금도 풀리지 않는다』면서 『3개월간 당한 고문은 지금 생각해도 치가 떨린다』고 회상했다.
그는 그러나 『21일 수원지법 성남지원에서 있었던 공판에서 법정구속되는 이씨의 동료 경찰관들을 바라보면서 한을 풀었다는 통쾌함과 함께 인생무상의 측은함도 느껴졌다』고 털어놨다.
이씨가 왜 자수를 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이씨의 동료들이 법정 구속된 상태에서 이제 더 이상 숨어 있을 수 없다는 것을 이씨 스스로 깨달은 것 같다』면서 『동료들이 법정구속된 지 얼마되지 않은 시점에서 이씨가 자수한 것으로 미뤄 그동안 동료와 모종의 연락이 있었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든다』고 덧붙였다.
이씨가 자수한 만큼 자신의 명예를 완전하게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김씨는 기대하고 있다. 그는 『마지막 도피자인 이씨가 자수함으로써 고문과 가혹행위로 구겨질대로 구겨진 나의 명예는 보다 확실하게 회복될 것』이라고 말했다.
75년 어로작업 과정에서 납북됐다 풀려난 김씨는 85년 12월 당시 경기도경 대공분실장이던 이씨와 경찰관들에게 간첩혐의로 불법체포돼 조사를 받았다.
김씨는 이때 받은 가혹행위와 관련, 서울고법에 재정신청을 내 서울고법이 재정신청을 받아들였다.
/ 속초=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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