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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봉박두/옥시즌] 납치범과 여형사 팽팽한 줄다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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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봉박두/옥시즌] 납치범과 여형사 팽팽한 줄다리기

입력
1999.10.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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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시즌서스펜스 스릴러는 볼거리보다는 치밀한 이야기 구조가 있어야 고급 관객을 유인할 수 있다. 때문에 자본력이 부족한 저예산영화 제작자들에게 이런 장르는 도전해볼만한 소재.

오후 3시. 점심을 먹고 사랑스런 개를 데리고 산책하기 좋은 시간이다. 순진하게 생긴 청년이 다가와 개가 귀엽다고, 옛날에 자신이 기르던 개와 비슷하다고 말을 건다면.

이렇게 여자를 납치한 해리(에드리언 브로디)는 여자를 하루치의 공기만이 드나들 수 있는 공간만 남겨두고 생매장한다. 100만달러의 몸값을 요구하는 해리, 그리고 그를 심문하는 노련한 여형사 매들린(모라 티어니)의 팽팽한 갈등.

이런 도식은 많다. 그러나 매들린은 좀 더 중층적 인물이다. 알코올 중독에 불륜의 경험까지, 강인해보이는 여형사의 복합적 갈등과 반전을 거듭하는 스토리는 중반까지의 지루함을 충분히 상쇄한다.

때론 진심을 말하는 듯하고, 때론 조롱하는 듯한 에드리언 브로디나 가위에 눌릴만큼 과거의 기억에 시달리는 모라 티어니의 연기는 뛰어나다.

감독 리처드 셰퍼드는 「할리우드의 대니보일」이라 불리면서 인정받기 시작한 신예. 그러나 대니 보일만큼 현란한 화면이나 긴장을 보여 주지는 못한다.

30일 개봉. 오락 ★★★☆ 작품 ★★★☆

박은주기자

jupe@hk.co.kr

■워터보이

언제 지칠까. 「아메리칸 드림」. 이제 더 이상 나올 소재도 없을 법한데 용케 소재를 찾아 그 대단한 「미국 신화」를 다시 만들어낸다.

역시 별볼일 없는 작자가 영웅이 되는 것이 가장 극적. 이번에는 애덤 샌들러가 하찮은 워터 보이에서 미 대학 최고의 풋볼 선수로 변신한다.

물통을 들고 다니며 선수들에게 식수를 공급하는 「워터 보이」바비는 겉보기엔 팔푼이만 면한 수준. 혀를 입속으로 말아넣고 코맹맹이 소리를 내는 그는 좌절한 천재 코치 클라인(헨리 윙클러)을 만나 일급 선수가 된다. 양순한 바비지만, 자신을 무시했던 사람들 얼굴이 떠오르면 엄청난 기세로 공격하기 때문이다.

바비로 인해 44연패 늪에서 허덕이던 루이지애나 대학팀은 대학 최강을 결정짓는 「버번볼」 챔피언십에 진출. 그러나 영웅에겐 시련이 있다.

「엄마 아닌 모든 사람은 악마」라고 세뇌하는 집착증이 강한 엄마 마마 부셰(캐시 베이츠), 그가 고교 졸업장이 없는 가짜 대학생이라고 까발리는 상대 코치 등.

「전형적」 영웅담은 그러나 특수효과를 사용한 과장된 화면을 통해 아예 「우화」 수준으로 변모한다. 영화가 진지한 메시지를 주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에겐 괴롭지만 시간 때우기용이라면 크게 나쁠 것도 없는 영화. 감독 프랭크 코라시.

30일 개봉. 오락성★★★☆ 작품성★★

박은주기자

jup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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