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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필]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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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필]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선다

입력
1999.10.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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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때 청춘이었던 사람에게 조용필의 노래는 사랑이자 이별이었고, 그래서 어느 술집에서 원망을 담아 목놓아 부르던 옛 사랑의 추억이었을 지도 모른다. 우리 가요 현대사의 가장 중요한 가수인 조용필이 「대단하게」 20세기와 결별한다.12월 10-12일 예술의전당 오페라 극장 공연. 그가 그곳에 선다는 것만으로 이것은 뉴스이다. 따지고 보면 그리 대단한 공간도 아니다. 그러나 수많은 클래식 음악가들이 섰지만, 대중음악인은 한 번도 서지 못했던 곳에 선다는 데 의미가 있다. 그 의미란 일별 기쁘고, 서글픈 것이다.

27일 예술의전당에서 그가 인터뷰를 가졌다. 『사실 젊은 가수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들의 생각과는 다르다. 자유분방하고 창작의욕도 높고, 우리와는 다르다. 그래서 이곳을 바라지 않을 지도 모른다』(오페라 극장 공연은 후배들에게도 의미있는 일이 아니냐는 질문에)

『내가 조그맣다고 생각하는 것 밖에 없다. 사람들은 실제의 나보다 크게 얘기하곤 한다』(스스로 「조용필답다」하는 것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예전에도 그랬듯, 그는 오페라 극장의 공연에 그다지 들떠 있지도, 그래서 자기가 정말 대단한 가수라고도 얘기하지 않는다. 그의 공연을 준비하면서 오히려 마음이 무거웠을 곳은 예술의전당. 오페라와 뮤지컬의 대관료가 차이가 날만큼 「고급」 예술 지향이었던 예술의전당이 많은 클래식 음악인의 눈길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다. 노래 스타일이나 취향이 썩 다른 이미자나 패티김이 한결같이 『세종문화회관 공연 때 가수라서 안된다는 말을 들었을 때 억울해 눈물이 나왔다』라고 말했을 정도. 80년 한국가수로는 처음으로 미국 카네기홀에서 공연을 했던 조용필은 그로부터 19년후 한국 최고의 극장에 서게 됐다. 문호근 예술감독은 『공연을 통해 대중음악의 격이 오르고 인식이 바뀌는 계기가 됐으면, 그래서 순수예술인이 가졌던 우려가 기우에 지나지 않았던 것임을 확인하게 되길 빈다』고 말했다. 세종문화회관은 그의 노래 「킬리만자로의 표범」을 주제로 오페라를 마련하고 있다. 시대가 달라진 한 상징이다.

때문에 공연에 서는 조용필의 마음가짐도 다를 수 밖에 없을 듯. 오페라 극장의 공간을 가장 잘 활용할 수 있는 실험적인 편곡과 다채로운 무대를 꾸밀 생각이다. 위대한탄생이 도맡아 해온 반주도 관현악이 주축이 될 예정이다. 평면적 무대보다는 축제같은 분위기를 연출, 공연 중간에 장면 연출을 통해 좀 더 극적인 무대를 마련한다는 계획. 69년 데뷔, 노래인생 30년을 넘어선 그의 대표곡 20여곡이 연주되는 공연은 여러모로 기대가 되는 마당이다. 3일간 4회 공연이 마련되는 데 관람료가 다소 비싸 R석이 10만원, S석 8만원이고 가장 싼 C석이 3만원. (02)580-1300

/ 박은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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