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근안 자수소식을 접한 인권단체들은 희대의 고문기술자가 잡혔다는 사실에 기쁨과 흥분에 휩싸였다.특히 어느 단체보다 이씨 행방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수백회의 집회 및 자체추적작업을 펼쳐 온 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상임의장 임기란) 회원들은 『이씨가 너무나 갑자기 자수해 오히려 허탈한 느낌』이라며 『정부는 철저한 수사를 통해 진실을 규명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남규선(南奎先·36) 총무는 『5공 하수인에 불과한 이씨가 십년이 넘게 도망다닐 수 있었던 것은 명백히 그를 비호하는 세력이 존재했던 것』이라며 『아무리 숨기고 감추려 해도 역사의 진실은 언젠가 드러난다는 것을 반인권세력들은 깨달아야 할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민가협은 이씨의 추적과 제보를 위해 89년 2월 100만원의 현상금을 걸었고 이후 시민모금으로 현상금은 300만원으로 불어났다. 또 전국에 이씨의 범죄사실과 얼굴사진이 담긴 수만장의 전단과 스티커를 배포하고 제보전화 및 현장추적반을 운용하면서 이씨의 검거를 위해 노력해 왔다.
민가협은 정부당국은 철저한 수사를 통해 배후조종자를 처벌할 것 김근태 의원 등 이씨에게 고문을 당한 피해자의 누명을 벗겨줄 것 십년이 넘게 이씨의 도피행각을 방조한 수사기관의 책임을 물을 것 등을 요구했다.
인권운동사랑방 박래군(朴來群·38) 사무국장도『이씨의 자수동기가 무엇이든 고문범죄자는 결국 숨을 데가 없다는 선례가 될 것』이라며 『이씨가 개입한 모든 사건에 대한 철저한 수사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주훈기자
june@hk.co.kr
김태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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