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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망자 주변표정] 장애아동들 참변 안타까움 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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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망자 주변표정] 장애아동들 참변 안타까움 더해

입력
1999.10.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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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살쯤 되면 말도 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갖고 살았는데…』28일 오전 불의의 교통사고로 숨진 김동형(17) 천호준(5) 방선욱(4)군의 빈소가 마련된 원당 세란병원 영안실. 비보를 듣고 달려온 부모들은 아이들의 이름을 목놓아 부르며 오열했다. 김군등 숨진 아이들 5명은 모두 장애아 특수교육기관인 「샘터조기교실」원생들이어서 더욱 안타까웠다.

평소와 다름없이 선욱이를 학원차에 태워보냈던 어머니 박경희(朴京喜·35)씨는 『아침에 좋아하는 간식을 챙겨보냈는데 무슨 날벼락이냐』며 통곡했다. 누나 둘을 둔 막내인 선욱이는 세살 때 자폐증을 보여 2년간 신경정신과 치료를 받아오다, 올 3월부터 이 학원에 입학했다. 박씨는 『말은 못했지만 항상 눈으로 대화했다』며 가슴을 쳤다. 다훈증후군을 앓고 있는 호준이 어머니 안은란(安恩蘭·31)씨는 『혀수술 편도수술 등 힘든 수술로 인해 늘 가슴 한구석이 메었는데 피지도 못하고 먼저 떠났다』며 슬픔을 가누지 못했다.

다섯명의 어린이를 잃은 경기 고양시 토당동의 「샘터조기교실」은 소형걸상만 깔끔히 정리된 채 아이들의 목소리는 온데간데 없었다. 이진희(李眞喜·25·여)교사는 『호준이는 마음이 천사같았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사고로 숨진 문이현(5)군은 글씨는 읽지만 타인과 대화가 안되고 남들이 하는 말을 따라하기만 하는 자폐아로, 다른 어린이와 함께 공던지기, 숫자읽기를 배울 예정이었다. 뇌성마비아 정동성(7)군은 내년이면 일반학교에 갈 수 있을 정도로 이 학원에서 제일 똑똑했던 아이. 이씨는 『동성이가 요즘 관심을 끌려고 다른 어린이의 놀이기구를 빼앗곤 해 혼내준 일이 있는데 마음에 걸린다』고 말했다.

이날 학원차를 손수 운전하다 함께 숨진 원장 임성찬(32)씨는 지체아들을 자기자식처럼 사랑했다고 주변사람들은 입모아 칭찬했다.

김태훈기자

oneway@hk.co.kr

정녹용기자

ltre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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