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밤 세계를 놀라게 했던 아르메니아 국회의사당 총기 난사사건은 28일 오전 테러범들이 투항함으로써 16시간만에 극적으로 끝났다. 경찰에 투항한 테러범들의 실체와 범행 동기는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않고 있다. 나이리 우나냔이라는 주모자와 그의 동생, 삼촌 등 일가 3명이 포함된 4인조 테러범들은 현재 아르메니아 내무부로 이송돼 범행 동기 등에 대해 조사를 받고 있다.외신에 따르면 주모자인 우나냔은 예레반대 역사학부 출신으로 극렬 민족주의 단체에서 활동했으며 한때 기자로도 활동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기자로 일할때 국회를 출입했었으며 그때 얻은 출입증을 이용, 국회의사당에 숨어들 수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학살을 자행한 후 TV 인터뷰에서 『국민은 굶주림에 시달리고 있지만 정부는 아무런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애국적 충정으로 쿠데타를 감행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외부 지원없이 4명만으로 쿠데타를 일으키는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때문에 다른 의도가 있을 것이라는게 중론이다. 외신들은 지난 10여년동안 아르메니아 정치를 지배해온 「나고르노_카라바흐 분쟁」이 이번 사건과 연관이 있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아르메니아는 아제르바이잔과의 접경지대에 있는 나고르노_카라바흐 지역의 영토권을 둘러싸고 전쟁까지 불사하며 분쟁을 지속해왔으나 최근 종래의 강경노선에서 탈피, 유럽안보협력기구(OSCE)의 중재하에 아제르바이잔과 협상해왔다. 스트로브 탈보트 미 국무부장관도 이 문제를 해결하기위해 사건 발생 1시간 전까지도 살해당한 사르키샨 총리 등과 의견을 나눴다. 때문에 범인들은 현정부의 온건입장 선회에 대해 불만을 가졌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또 다른 한편으론 우나냔이 『아르메니아 재건에 실패한 사르키샨 총리를 제외하고는 다른 사람을 죽일 생각은 없었다』고 밝힌 점으로 미뤄 사르키샨 총리 개인에 대한 불만이 원인이 됐을 가능성도 있다. 강경보수파인 단합당 당수인 사르키샨 총리는 「예르크라파 대대」라는 민병조직을 이용, 종교단체를 억압하는 등 권력을 남용하고 있다는 비난을 받아왔다.
/모스크바·예레반 외신=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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