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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근안자수] '안잡나 못잡나' 각종 소문만 '구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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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근안자수] '안잡나 못잡나' 각종 소문만 '구구'

입력
1999.10.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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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잡나, 못 잡나, 자살했나, 밀항했나…」 얼굴없는 고문기술자 이근안(李根安)씨의 도피생활 12년은 결국 자수로 끝났다.이씨가 전 민청련(民靑聯)의장 김근태(金槿泰·현 국민회의부총재)씨 고문혐의로 수배된 것은 서울올림픽 직후인 88년 12월24일. 그 후 이씨는 「도피생존방식」에 대한 숱한 억측 속에 수사망을 피해 12년의 세월을 버텨왔다.

이씨는 잠적 이듬해 3월에는 우편으로 3,500만원의 퇴직금을 청구해 그의 추적에 실마리를 제공하는 듯 했으나, 이 후 그의 행적은 설(說)만이 난무했다.

경찰이 스스로의 치부를 감추기 위해 그를 숨겨주고 있다는 재야의 주장이 논란을 빚기도 했고, 이어 해외도피, 자살, 성형수술 등 각종 추측이 잇따랐다. 또 그의 집에서 매월 30만원을 송금해주고 있다거나 누군가 은신처를 제공해주고 있다는 주장이 세인들의 시선을 끌기도 했다.

경찰은 그러나 91년들어 이씨에 대한 수사를 사실상 종결시켜 재야와 피해자가족들의 거센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그의 도피생활이 장기화하면서 그를 소재로 한 소설 「늑대를 찾아서」가 92년 출간되고, 95년에는 드라마로도 제작돼 세인들의 관심을 끌었다.

그러나 그의 도피생활도 이번 세기를 넘기지는 못했다. 이씨는 검찰 자술서에서 『최근 동료들이 재판을 통해 비교적 가벼운 형을 받았고 나 자신도 오랜 도피생활에 지쳐 자수하게됐다』고 자수동기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나이가 육순을 넘긴 점을 감안하면 그의 말대로 체력적·금전적 한계가 자수를 결행한 동기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그의 도피행적과 자금확보배경은 한점 의혹없는 수사를 통해 밝혀내야 한다고 피해자가족과 시민단체 등은 입을 모으고 있다.

그는 충북지역에서 주로 은신했다고 밝히고 있으나, 대공수사관 시절 갈고 닦은 「실력」으로 도피생활동안 별 어려움 없이 전국을 누비며 과거 경찰동료 등으로 부터 자금을 모으고 밀항을 기도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김동영기자

dy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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