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뉴욕 증권시장의 종합주가지수인 다우존스 공업평균지수(DJIA)를 운용하는 월스트리트 저널이 26일 지수의 종목을 일부 교체한 것은 미국 경제의 변화를 반영한 상징적인 사건이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이날 다우 지수의 30개 종목 가운데 셰브론, 굿이어 타이어, 유니온 카바이드, 시어스 로우벅(소매유통업체)을 빼고 인텔과 마이크로소프트, SBC 커뮤니케이션스, 홈 데포(소매유통업체)등 4개 업체를 새로 넣었다고 발표했다. 이번 조치는 내달 1일부터 시행된다.이번 종목교체는 보수적인 다우지수가 지난 20년동안 전세계를 발칵 뒤집어놓은 첨단기술과 정보혁명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을 수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월스트리트 저널의 다우지수 및 주식 담당 부장인 존 프레스트보는 『산업의 새로운 흐름을 받아들여 종목을 교체하게 됐다』며 『다우지수는 21세기에도 시장의 척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조치에서 가장 주목할만한 것은 세계 최대의 반도체 제조업체인 인텔과 컴퓨터 운영체제와 각종 프로그램 판매에서 최고를 자랑하는 마이크로소프트가 뉴욕 증시에 상장되지않은 상태에서 다우에 편입됐다는 사실이다. 이는 다우지수가 1896년에 도입된 이래 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이에 대해 일부 관계자들은 현재 진행되고 있는 207년 전통의 뉴욕 증시와 지난 71년 설립된 나스닥 증시의 힘겨루기에서 첨단기술 중심의 나스닥이 승리를 거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이번 종목교체는 미국 경제의 중심이 중화학공업 등 「굴뚝산업」에서 반도체 정보통신 등 첨단산업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사실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셰브론의 퇴장으로 다우지수에 남은 에너지 업체는 모빌과 합병한 엑슨뿐이며 화학공업도 양대 주자였던 유니온 카바이드의 탈락으로 듀퐁만 남게 됐다. 지난주 고속인터넷 서비스망 확충을 위해 60억달러를 투자키로 한 통신업체 SBC 커뮤니케이션스가 새로 지수에 포함된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다우지수 종목의 교체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적지않다. 월스트리트 저널이 다우지수가 8월에 11,326을 기록한 이후 최근 10%가량 급락하자 이를 만회키 위해 종목 변경을 단행했다고 몇몇 전문가들은 주장했다. 따라서 주가변동의 폭이 큰 인텔과 마이크로소프트의 진입이 오히려 다우의 가변성을 크게 할 수 있다고 이들은 경고하고 있다. 또 일부에서는 월스트리트 저널이 다우지수에서 배제하는 방식으로 업체의 몰락을 부추기고 있다고 비난했다. 굿이어 타이어 등 4개 퇴출사의 주가는 이날 일제히 하락했다.
권혁범기자
hbkwon@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