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은 정부와 햇볕정책 등에 관해 비판적 보도를 한 중앙일보를 싫어하고 있다고 워싱턴 포스트가 지난 22일 보도했다. 「한미 21세기 위원회」 참석차 지난주 워싱턴을 방문했던 김영희(金永熙) 중앙일보사 상무가 돈 그래함 워싱턴 포스트 사장을 방문, 홍석현(洪錫鉉) 중앙일보사 회장의 구속과 관련해 이같이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포스트는 이날자 「외교가」 가십란에서 김 상무의 말을 인용, 『보광그룹은 사실상 홍 회장의 동생이 운영하고 있는데도 동생은 조사만 받았을 뿐이고 홍 회장이 구속됐다』고 보도했다. 포스트는 이어 김 상무가 『홍 회장이 기소된 것은 「법치」(Rule of Law)가 아닌 「인치」(人治 : Rule of Man)에 의한 것으로 사법부는 대통령이 홍 회장에 대해 어떤 마음을 갖고 있는지를 알고 있었다』고 전했다. 김 상무는 또 『한국에서는 나의 비극(홍 회장 구속을 뜻함)이 다른 언론 매체에는 행복이 되는 풍토가 있다는 사실이 부끄럽기만 하다』고 말했다고 이 신문은 밝혔다.
한편 이같은 보도에 대해 주미 한국대사관은 26일 포스트 편집자에게 『홍 회장의 구속은 보광그룹 대주주로서 탈세혐의로 구속된 것이며 중앙일보 보도와는 관계가 없는 일』이라며 『한국에서는 탈세 처벌엔 예외가 없으며 사법부가 대통령의 뜻에 따라 판결하지는 않는다』는 내용의 반론문을 보냈다.
워싱턴=윤승용특파원
syyoon@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