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발레단이 국립극장에서 26일부터 공연 중인 「돈키호테」의 객석은 대중가수의 공연장에 왔나 착각이 들 만큼 뜨겁다. 주역 무용수가 무대에 나올 때 함성을 지르며 맞고, 멋진 동작이 펼쳐지면 괴성을 지르며 박수를 친다. 공연이 끝나면 스타의 사인을 받으려고 무대 뒤 분장실로 청소년 관객들이 몰려가 장사진을 친다.멋진 공연을 보면서 박수를 치는 것은 관객의 큰 즐거움이다. 그러나 아무 때나 박수치는 건 안좋다. 공연을 방해할 수 있고 때로는 위험하기조차 하다. 특히 발레를 볼 때 박자에 맞춰 치는 박수는 절대 금물이다. 예컨대 무용수가 32회전의 고난도 묘기를 할 때 아무리 흥겹더라도 박자에 맞춰 박수를 치는 것은 위험천만이다. 무용수가 음악의 박자와 박수의 박자를 혼동해 균형을 잃을 수 있기 때문이다. 자칫 무용수가 넘어지거나 다칠 수도 있다.
클래식 음악회에서는 연주가 끝날 때까지 숨죽이고 들어야 하지만, 발레는 중간에 박수를 쳐도 된다. 주역 무용수가 무대에 등장할 때 환성과 박수로 맞는다. 춤 중간에라도 어려운 동작이 펼쳐지면 브라보를 외치며 박수를 친다. 흥겨운 장면이 나오면 앉은 자리에서 가볍게 몸을 흔들어도 좋다.
오페라도 그렇지만 발레도 줄거리를 알면 훨씬 재미있게 볼 수 있다. 공연이 시작되기 전에 팸플릿을 꼼꼼히 읽어두면 도움이 된다. 좀 더 열의가 있다면 음악을 미리 익혀두거나 발레의 대본이 된 원작을 읽어봐도 좋다.
한국 발레 사상 가장 화려한 가을이 펼쳐지고 있다. 국립발레단이 26일부터 「돈키호테」를 공연 중이고 다음 주 수요일(11월 3일)부터 국내 발레 사상 최대 제작비(8억원)가 들어간 유니버설발레단의 「라 바야데어」와 세계 정상의 러시아 볼쇼이발레단 내한공연이 나란히 시작된다. 볼쇼이발레단은 러시아 명작 발레의 하이라이트를 엮어 공연하는데, 유일한 한국인 단원 배주윤도 출연한다.
국립발레단 「돈키호테」31일까지 국립극장 대극장. 평일 오후 7시30분 토·일 오후 4·7시. 유쾌하고 화려한 스페인풍 발레. (02)2274-3507 볼쇼이발레단 내한공연 11월 3·4일 오후 7시30분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지젤·백조의 호수·돈키호테 등의 하이라이트. (02)721-5967 유니버설발레단 「라 바야데어」11월 3-7일 세종문화회관 대강당. 3-5일 오후 7시30분, 6·7일 오후 4시. 고대 인도를 배경으로 환상적인 무대에서 펼쳐지는 비극. (02)2204-1041
오미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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