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선뜻 받을 줄 알았으면 (연구비를) 더 부르는 건데 좀 아쉽네요』세계적인 통신·반도체회사인 모토롤라와 55만달러(약 6억6,000만원)짜리 프로젝트 계약을 맺은 선우명호(鮮宇明鎬·46·사진) 한양대 자동차공학과 교수는 이 「쾌거」조차 썩 마뜩찮은 표정이다.
선우 교수는 95년부터 1년 단위로 모토롤라 반도체회사의 연구프로젝트를 해왔다. 연구비는 연간 1만5,000달러 수준으로 작은 규모. 그러나 올해 이 프로젝트를 연장하면서 장기프로젝트가 아니면 연구가 힘들다고 하자 모토롤라측이 『그렇게 하자』고 적극 제안한 것이다. 계약에 따라 첫해인 내년에는 10만달러, 이후 9년간은 매년 5만달러씩 받는다.
과제는 모토롤라와 자동차에 들어가는 전자제어시스템 시제품 개발 등 기술지원을 해주는 것. 이를 위해 한양대에 「자동차전자기술연구소」(가칭)를 세우고 석·박사·박사후과정생 20명을 새로 고용한다. 오는 12월 모토롤라측에서 스코트 앤더슨 자동차시스템그룹 회장이 한양대를 방문, 연구소 개소식에 참석해 김종량(金鍾亮)총장과 정식계약서에 서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학계에서는 『미국의 경우 교수들이 연구비를 따와 사실상 대학을 먹여살린다』며 『연봉 4,000만원도 안 될 부교수가 큰일을 해냈다』고 평가하고 있다. 선우 교수는 한양대 전기공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오클랜드대에서 시스템공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85년부터 제너럴모터스(GM) 연구원으로 일하다 93년 한양대 조교수로 돌아왔다. 이후 국내에서 GM, 모텍 오스트레일리아 등 외국기업들의 연구프로젝트를 매년 수행하고 있다.
이광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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