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문일현기자가 국민회의 이종찬부총재에게 보낸 문건은 어디로 갔을까.이부총재는 27일 『문기자의 문건을 팩스로 받은 후 서류파일에 보관했는데 26일 확인해 보니 없었다』고 말했고, 문기자는 『딱 한부만 만들어 이부총재에게 보냈다』고 밝혔다. 양측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이부총재측의 「원본」이 한나라당 정형근의원에게 모종의 루트를 통해 흘러갔다는 추정이 가능하다.
우선 상정할 수 있는 건 이부총재 캠프의 누군가가 원본을 유출해 정의원에게 전달했을 가능성이다. 정형근의원도 『문건 제보자는 중앙일보 간부가 아니라 이부총재의 측근』이라고 주장하지만 이부총재측은 『말도 안되는 소리』라고 펄쩍 뛴다. 이부총재측이 원본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없다고 할 수도 있다.
그러나 문건을 받은 사실을 시인한 마당에 공개를 꺼릴 이유가 없어 보인다. 보관실수로 분실됐거나 다른 서류와 함께 폐기됐을 가능성도 있으나 이부총재측은 도난당한 흔적은 없다고 말했다.
오리무중이 된 원본의 행방은 국민회의의 「중앙일보 인사의 전달설」과 정의원의 「이부총재측 내부자의 제보설」이 맞선 상태에서 사건의 성격을 좌우할 또다른 불씨가 될 전망이다.
/이태희기자taehee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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