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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전막후] 극단 작은 신화 '똥강리 미스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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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전막후] 극단 작은 신화 '똥강리 미스터리'

입력
1999.10.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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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성산 꼭대기 안텨녀(안테나)가 열루다(이리로) 그림을 보내준다고 하지 않았어?』 낫놓고 기역자도 모르는 촌노파가 떠들떠들 아는 체 한다. TV가 마을에 처음 들어 왔다. 폭우로 화면이 일그러지자 『아, 비온다고 안처녀(안테나)가 쉬나 보다』라니, 점입가경이다.홍성경(32)의 몸짓과 말투는 에누리없이 무지렁이 시골 노파다. 농촌을 주제로 한 여타 연극이나 TV극에서는 못 보던 농촌 풍경. 90년 창단 이래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는 극단 작은신화 특유의 집단창작방식이 일궈낸 성과다.

「연출돼 지지 않고, 스스로 연기하는」 배우들. 서울토박이인 홍씨의 경우, 작품 출연을 위해 이문구의 「관촌수필」을 1회 통독했다. 충남의 토속어가 빛나는 작품이기 때문이다.

타극단에서는 찾기 힘든 우리 식의 유연한 몸놀림에다 자연스런 언어 구사 덕에, 우리 몸에 꼭 맞는 연극 한편이 나왔다. 순도 100%의 시골 정서가 2시간 10분여의 긴 상연 시간을 아쉽게 한다.

3월부터 「똥강리…」 만들기는 시작됐다. 작업 최대의 주안점은 배우가 배역의 성격을 각각 창출해 내는 것. 그러나 1명 고는 모두 외지 출신이었다. 말의 액센트가 뒤로 간다는 정도로만 충남 말씨를 알고 있던 그들은 홍성경과 비슷한 길을 걸어갔다. 친지와 각종 매체를 통한, 충청도 사람되기 작업.

『가장 적합한 캐릭터 창조를 위해, 연기자들의 자발적 참여를 이끌어내는 거죠』 연출자 최용훈의 말은 스타 시스템에 의존하기 십상인 연극 생산·소비 관행에 대한 전략적 발언이기도 하다. 한때 풍자극이나 민족극이 특히 선호했던 극작술이다. 단, 당시는 기동성 때문이었다.

집단창작은 17세기 서구 민중극에서 비롯한 소극(笑劇) 또는 익살극(코메디아 델라르테)이 기원. 이번 서울연극제에 특별초청돼, 폭소를 자아냈던 이탈리아의 「두 주인을 섬기는 하인-아를레키노」가 바로 집단창작 소극의 전형이다. 많이들 웃고 느끼는 연극 「똥강리 미스터리」는 31일까지 아리랑 소극장. 화-목 오후 7시30분, 금-일 오후 4시30분 7시30분. /장병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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