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이 일제 가동을 시작했다. 동서고금을 아우르는 음악은 물론, 록적 국악, 클래식적 록 등 새로운 시도에 팬들의 가슴은 설렌다.극단 학전의 「'99 지하철 1호선」은 94년 초연 이후 이 극단이 해마다 한회 공연으로 버전-업 해 오고 있는, 이 극단의 대표작. 94년 5월 14일 선을 보인 이래, 이번 시즌중인 2000년 2월 6일 1,000회 무대를 맞게 된다.
백두산에서 풋사랑을 나눈 한국남자 「제비」를 찾아 무작정 서울에 온 연변 처자 「선녀」의 어설픈 상경기다. 5인조 록 밴드 「무임승차」의 박력 넘치는 라이브 반주가 시종 함께 한다. 이번 공연에서는 대학로 연극 최초로 대사를 영문 번역, 자막 처리한다. 2000년 2월 27일까지 학전블루소극장. 화-금 오후 7시 30분, 토 오후 4시 7시30분, 일 오후 3·7시. (02)763-8233
연극 영화 TV를 누비는 재기있는 장진이 쓰고 연출한 「아름다운 사인(死因)」. 나란히 부검실에 들어 온 여섯 구의 여자 시신들이 검시관에게 자신이 죽게 된 사정을 하소연한다. 일상적 규범이 실은 사람을 죽음으로 내몰만큼 억압적이지 않은가, 삐딱하게 바라 본 우리의 현재가 유쾌한 수다 속에서 그려진다. 11월 4-24일 예술의전당 토월극장. 수·목 오후 7시30분, 화·금·토 오후 4시 7시30분, 일 오후 4시. (02)516-1501
국내 뮤지컬 스타들과 탄탄한 음악 교육을 받은 성악가들의 건곤일척, 극단 현대극장의 「팔만대장경」. 1232년 몽고의 2차 침략 당시 대구 부인사에서 출발, 전화에 쫓겨 유랑하다 강화도까지 간다. 몽고군과의 전투, 경판을 완성하기 위한 처절한 싸움 등 장려한 스펙터클이 불타는 장경각 장면에서 맺어진다. 소프라노 김원정, 뮤지컬 스타 김성원 등 40명의 우렁찬 노래를 20인조 오케스트라가 받쳐 준다. 11월 8-14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월~목 오후 7시 30분, 금-일 오후 3시30분 7시30분. (02)762-6194
또 다시 햄릿이다. 서울뮤지컬컴퍼니의 「록 햄릿」은 원전을 분할, 에피소드 중심의 전개 방식이 얼른 눈에 띈다. 마지막으로 햄릿이 지옥에서 변명한다는 발상이 독특한 이 「햄릿」의 형식은 더 파격적. 원전에 대한 폭력이라해도 좋을만치 압축적 전개, 환상적 비디오 등의 극적 장치는 연극으로 보는 M_TV라 해도 좋다. 5인조 록 그룹 Mr Soul의 반주가 강렬하다. 조광화 각색, 전훈 연출, 신성우 리아 등 출연. 11월 11-12월 12일 호암아트홀. 월-목 오후 7시30분,금·토 오후 4시 7시30분, 일 오후 2시 5시30분. (02)562-2600
역시 셰익스피어. 이번에는 연출가 이윤택과 손잡았다. 완전 우리것으로 탈바꿈한 서울예술단의 뮤지컬 「태풍(Tempest)」. 귀천무 선무 검도 등 전통 무예, 정가 구음 범패 등 전통 음악적 재료가 록과 클래식 어법을 아우른 40편의 다양한 음악으로 거듭 난다. 공중곡예, 총격전, 태풍 엄습 장면 등이 볼만하다. 신구 남경주 이정화 등 스타급 배우들의 연기가 빛날 무대. 11월 20-28일 예술의 전당 오페라극장. 월-수 오후 7시30분, 목-토 오후 3시 7시 30분, 일 오후 3시 6시30분. (02)523-0987
장병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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