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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반] 신관용류 가야금 산조.병창 심금 울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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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반] 신관용류 가야금 산조.병창 심금 울려

입력
1999.10.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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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야금산조와 병창의 명인 강정렬(50)이 신관용류 가야금산조와 가야금병창으로 음반 「강정렬의 국악세계」(신나라뮤직. 02-921-0390)를 냈다. 신관용류 가야금산조는 그리 널리 알려진 산조가 아니고 남성 가야금병창도 극히 드문 편이라 이 음반은 우리 음악의 빈 자리를 채워주는 의미가 있다.가야금병창은 가야금을 타면서 그 선율에 노래를 얹어 부르는 것으로 가야금과 소리를 두루 잘 해야 할 수 있는 장르다. 오늘날 가야금병창은 여성 천하가 돼버렸지만 본디 남성의 예술이었고 한숙구 김창조 심상건 오태석 신관용 정달영 같은 남자 명인이 있었다. 여성 가야금병창은 화창한 느낌을 주는 데 비해 남성 가야금병창은 진중하고 꿋꿋한 멋이 있다. 강정렬은 정달영의 후계자로 남성 가야금병창의 맥을 잇는 거의 유일한 명인으로 남아있다.

음반은 「죽장망혜」 「녹음방초」 등 단가(판소리를 하기 전에 목을 풀기 위해 부르는 짧은 노래) 4곡과 판소리 「춘향가」 중 「사랑가」와 「심청가」 중 「황성 가는 길」을 담고 있다.

신관용류 가야금산조는 눈물이 뚝뚝 떨어질 것처럼 슬프고 애절하다. 워낙 기교가 복잡하고 즉흥성이 심한데다 뛰어난 감성을 요구하기 때문에 연주하기가 무척 까다롭다. 이 산조를 짠 신관용(1012-1961)은 지독한 가난과 싸우면서 평생 불우하게 떠돌다 간 천재였다. 그의 가야금산조가 어찌나 슬픈지 비오는 날 그의 연주를 듣고 울음을 터트린 사람이 많았다고 한다. 강정렬의 연주는 오랜 세월 손끝에 닳아 반들반들 윤기가 나는 가구처럼 묵은 맛이 난다. 장구 반주는 판소리 명창이기도 한 명고수 이성근이 했다.

오미환기자

mh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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