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세 조정장이 장기화하면서 자사주 주가 방어에 나서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자사주 매입펀드를 자체적으로 설정하거나 대규모 기업설명회(IR)와 해외로드쇼를 여는 회사들이 늘어나는 것.증시 전문가들은 『약세장에서 자사주매입은 단기적인 주가부양 효과도 크지만 중·장기적인 기업홍보와 주가방어 측면이 강하다』며 고 말했다.
덕은산업의 경우 액면분할전(10월4일) 4만2,000원에 이르던 주가가 분할뒤 3,000원대로 폭락하자 10억원대의 자사주를 매입, 주가방어에 일단 성공했다.
하나증권은 주가방어를 위해 8월8일 주당 2,045원에 자사주 100만주 매입에 나서 3,200원대로 끌어올렸다. 매입기간동안 종합주가지수(948포인트)가 150포인트가량 하락한 점에 비춰 증권업종 전반의 강세를 감안하더라도 상당한 성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휴맥스의 경우 이달 초 자사주매입(28억원규모)에 나서 현재 10억원가량을 집행, 유·무상증자 권리락으로 하락한 6,400원대의 주가를 8,050원대로 끌어올렸다. 업체측은 『나머지 자금을 투입하면 연말까지 1만원대의 적정주가를 회복할 것으로 낙관한다』고 밝혔다. 이 밖에 최근 하나은행과 한미은행이 각각 1,000억과 200억 규모의 자사주매입펀드를 조성, 금감원의 승인절차를 진행중이며 해외DR발행을 계획중인 한국담배인삼공사도 주가방어를 위한 자사주매입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자사주 매입종목이 모두 주가방어에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굿모닝증권의 문성훈(文聖勳)기업분석부장은 『약세장에서 자사주매입이 기업의 경영부담을 가중, 오히려 역효과를 낳을 수도 있다』며 『하지만 경영실적이 뒷받침될 경우 경향적으로 긍정적인 효과를 낳는다』고 말했다.
자사주 매입이 단기적인 효과를 노린 것이라면 기업IR은 중·장기적인 기업홍보와 주가 방어를 노린 것. 지난달 말 기관 등을 대상으로 기업IR을 개최한 텔슨전자의 경우 당시 7,000원대의 주가를 2배가까이 끌어올리는 데 성공하기도 했다. 그룹차원의 대규모 기업IR을 벌인 LG그룹과 현대그룹, 국제전자, 우신산업 등도 대규모 기업IR과 해외로드쇼 등을 시작했거나 추진중이다. 대신투자증권 이용혁(李容赫)펀드매니저는 『기업들이 최근들어 독자적인 IR팀을 만드는 등 주가 동향및 방어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며 『기업체 대표가 투자자들에게 회사 경영실적과 영업계획 등을 설명하는 것 자체가 자사주식에 대한 자신감의 표현일 것』이라고 말했다.
최윤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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