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통일·외교·안보에 관한 국회 대정부 질문은 웃지못할 꼴불견으로 끝을 맺었다. 의사정족수 60명을 채우지 못해 정부 답변을 서면으로 제출받기로 하고 어쩔 수 없이 산회 한 것.지금까지 대정부 질문에서 회의 시간이 길어지는 바람에 서면 답변이 이뤄진 적은 수차례 있었지만 정족수가 모자라 산회가 된 것은 이번이 처음.
이날 파행은 오후 질문때부터 예고됐다. 한 두자리씩 의석이 비기 시작하더니 마지막 질문자인 국민회의 홍문종(洪文鐘)의원이 단상에 올랐을 때는 이미 의사정족수에서 한참 모자란 상태. 홍의원의 답변이 끝나자 『의사정족수가 안돼요』라는 이의가 국민회의쪽 의석에서 흘러나왔다.
사회를 보던 신상우(辛相佑)부의장은 이에 따라 『교섭단체 대표들은 총리의 답변이 끝날 때까지 회의정족수를 채워달라』며 『그러지 못할 경우 나머지 장관들의 답변은 서면으로 대체할 수 밖에 없다』고 경고 했다.
그러나 김종필(金鍾泌)총리와 임동원(林東源)통일부장관의 답변이 끝나도록 의석은 채워지지 않았다. 결국 『51명 참석중』이라는 의사국장의 메모를 전해받은 신부의장은 『이대로는 답변을 들을 수 없다』며 의사봉을 두드렸다.
이 와중에 몇몇 의원들이 『5분 이내로 줄여서 답변토록 하자』고 제의했지만 대부분의 의원들은 산회를 반기는 모습들이었다. 답변 대기중이던 장관들도 산회 선포가 싫지않은 표정들.
그러나 질문시간 내내 한시도 자리를 뜨지 못한채 메모를 하면서 답변을 준비한 탓인지 허탈감을 완전히 감추지는 못했다.
최성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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