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헌재(李憲宰)금융감독위원장은 26일 대우손실이 금융권에 미칠 충격과 대우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방안에 대한 주요 방침을 공개했다. 이위원장은 『대우손실이 예상밖으로 커 금융기관들이 크게 멍들 것』이란 항간의 우려에 대해 『근거없는 것』이라고 단언했다. 다만 투신권에선 기존의 부실이 쌓여있는 한국·대한투신, 은행권에선 제일·서울은행 등에 대해 공적자금 투입이 불가피함을 털어놓았다.이위원장은 은행권의 경우 대우여신에 대해 평균 50%의 충당금을 쌓게되더라도 대부분 은행이 건전성기준인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 8%를 넘을 수 있다고 밝혔다. 대우여신에 대한 충당금을 올해 반, 내년에 반을 쌓을 경우 은행들(제일·서울은행 제외)이 BIS 8%를 넘을 수 있다고 단언했다. 올해 대우 대손충당금을 100% 쌓더라도 1-2개 은행이 다소 문제가 되지만 자체 유상증자, 후순위채 발행 등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투신권도 한국·대한투신을 제외하고 대부분 손실을 흡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위원장은 증권·투신사별로 대우손실이 어느 정도인지를 내달초 공개하겠다고 밝혀 충격이 크지 않을 것임을 자신했다. 한국·대한투신에 대해서는 정부의 재정자금을 직접 투입하지않더라도 정부 출자기업이나 여러 기관들이 나눠 공적자금을 투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위원장은 대우손실의 처리방식도 일부 공개했다. 금융기관의 손실분에 대해 원금을 탕감하지않고 출자전환이나 전환사채(CB)발행 등 채무조건의 변경방식을 택해 미래 회수가능성을 열어놓겠다는 것이다. 대우계열사가 감당할 수 있는 금융부채만 남기고 나머지는 이자를 내지않는 주식이나 전환사채로 바꿔 워크아웃이후 회사가 정상화해 주가가 오를 경우 손실을 만회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유승호기자
shyoo@hk.co.kr
■李금감위원장 일문일답
이헌재(李憲宰·사진)금융감독위원회 위원장은 26일 기자들과 오찬간담회를 갖고 정부의 대우사태 대응 원칙을 밝혔다.
-대우그룹의 손실률이 예상보다 크다는 지적이 있는데.
『일부에서 보도되고 있는 손실률 개념은 청산가치에서 보는 손실률과 계속기업에서 보는 현재가치로서의 내재가치는 성격이 다르다. 따라서 채무조정을 얼마 해 주었을 때 계속기업으로 끌고 갈 수 있는 지를 결정하는 필요 채무조정률 또는 적정부채비율이 더 중요하다』
-대우 계열사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 추진 일정은 어떻게 되나.
『당초 약속대로 10-11월중에 이행할 것이다. 실사에 시간이 걸리고 해외채권단회의가 28일로 연기돼 해외채권단과 협의하면서 진행해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촉박하다. 현재 채권단에서 워크아웃 프로그램을 만들고 있으며 아직까지 확정된 것도 없고 현재 정부가 간여하지도 않고 있다』
-투신사 문제는 어떻게 되나.
『투신사 수익증권에 투자한 금융기관은 시가평가(Mark to Market)방식에 따라 금융기관 손실로 흡수할 것이며 그 비중은 10%이내이므로 문제가 없다. 다만 신용협동조합 새마을금고 등 단위조합은 약간의 어려움이 있으나 그것은 다른 방법으로 감안되어야 할 것이다』
-김우중(金宇中)대우그룹 회장의 거취는.
-『구조조정과정에서 도덕적 해이나 불법행위가 드러날 경우 책임을 엄격 규명할 것이며 김회장의 거취는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이후에 정해질 것이다』
-채권시가 평가는 언제 실시하나.
『기존투자자 보호를 위해서는 내년 7월1일부터 시가평가제를 실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내년 7월1일부터 본격적인 시가평가제를 실시하면 기존의 채권은 3개월이면 한바퀴돌면서 대부분 빠져나갈 것이다』
권대익기자
dkwon@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