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까지 11만 5,000여명이 다녀갔습니다. 열흘에 1,000명 초대하기도 힘든 미술 전시장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 인파예요』 9월부터 열리고 있는 99하남국제환경박람회 환경갤러리에서 이성순 이화여대 교수의 설치작품전 「산성비를 피하기 위하여」가 화제다.이미 많은 전시회를 통해 그의 얼룩진 무채색 우산은 유명세를 탄 지 오래. 하지만 미술품과 접촉하기 힘든 일반 관람객들에게 처음 그의 우산이 공개되면서 전시장은 시민들의 환경교육장으로, 심지어 사진촬영장소로 각광받고 있다. 100여평의 전시장에 들어서면 5m의 캄캄하고 좁은 골목길이 나타나고 그길을 걷노라면 벼락과 천둥소리가 요란하다. 뒤이어 억수같이 퍼붓는 소나기 소리… 조금 더 그 길을 걸으면 언제 폭우가 내렸냐는 듯 곧 새의 명랑한 지저귐 소리. 그리고 1999년을 상징하기 위해 마련된 99개의 우산들과 함께 펼쳐지는 밝은 세계.
그는 『산성비를 피한다는 것은 멸망의 길을 피하기 위한 하나의 상징적 행위』라면서 『2000년엔 오염되지 않은 하얀 우산들만을 사용하고 싶다』 고 말했다. 출구에 조심스레 놓여진 하얀 우산들 몇개는 그의 이런 소망을 예측케 한다. 31일까지.
/송영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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