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건을 작성한 사람이 밝혀지면 의문의 상당부분이 풀릴 수 있다. 정의원은 25일 대정부 질문에서 이강래전정무수석의 작품이라고 단정했지만 이전수석은 이를 일축한뒤 한걸음 더 나아가 정의원의 자작극 이라고 역공했다.이전수석과 국민회의측은 여러 정황을 들어 정의원의 주장을 반박한다. 우선 문건자체가 청와대정무수석을 지낸 사람이 만들었다고 보기에는 조잡하고 허술한 대목이 너무 많다. 문건에 사용된 「김대통령」 「반정부적」 등의 용어등은 「김대중대통령을 모시는 사람이나 모셔봤던」사람들이라면 사용하지 않는다는 게 여권의 설명. 따라서 문건은 청와대를 비롯한 공식 정부기관에서 만든 작품은 최소한 아닐 것이라는 해석이 설득력을 갖는다.
여권에선 「공작정치 전문가」인 정의원의 자작품일 가능성을 강력히 제기하고 있지만 여권 외각에서 활동중인 친여성향의 「프리랜서」들이 만들었을 것이라는 견해도 만만치 않다. 이들이 나름대로의 언론인식과 정보를 바탕으로 「운동권」적인 처방을 건의 형식으로 작성, 여권인사에게 제출했을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역대 정권에서와 마찬가지로 현 여권 주변에도 「싱크탱크」를 자처하며 정국관련 각종 문건을 만들어 여권인사들에게 「세일즈」하는 인사들이 적지 않다.
이계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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