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시각장애인이 미국 ABC TV의 유명 퀴즈 프로그램인 「제퍼디(Jeopardy)」에서 5연승하며 내년 봄 퀴즈왕 결정전 진출권을 따냈다. 주인공은 미국 USA 투데이의 스포츠 기자인 에디 티머너스(31).「제퍼디」에는 퀴즈 항목을 보여주는 스크린이 있기 때문에 그가 게임을 시작할 때 시청자들이 의아해하는 마음이 적지 않았다. 그러나 티머너스는 25,26일 녹화 방송분에서 5명의 도전자를 연속으로 물리치고 상금 7만달러와 자동차 2대를 받았다. 티머너스는 녹화방송 때 퀴즈 항목을 보여주는 스크린과 방청객 등을 볼 수 없어 불편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오히려 시각적으로 산만하지 않아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버지니아주 레스턴 출신의 티머너스는 2살 때 망막모세포종으로 시력을 상실했다. 그러나 빠르게 현실 적응력을 길렀고 대학신문을 거쳐 USA 투데이에 입사했다. 그는 한 귀로 여러 대의 TV에서 중계되는 경기 방송을 들으면서 음성인식 커서(cursor)가 부착된 컴퓨터를 이용, 기사를 작성한다.
그의 오랜 친구인 데이비드 쉐어는 티머너스가 야구 연습장에 설치된 기계에서 나오는 공을 다른 사람들이 쳐내는 소리를 5-6번 정도 듣고 공의 인터벌을 짐작한 뒤 시속 70마일(약 112㎞)의 빠른 공을 방망이로 쳐냈다고 자랑했다.
예비 퀴즈왕이 된 티머너스는 『상품으로 받은 자동차 중 한대는 부모님께 드리고 나머지 한대는 팔겠다』며 『앞 못보는 사람이 자동차로 무엇을 하겠는가』며 웃었다.
/로스앤젤레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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