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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겸재를 따라가는 금강산 여행] 최완수 고화설명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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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겸재를 따라가는 금강산 여행] 최완수 고화설명집

입력
1999.10.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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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악(楓岳). 암석 많은 산에 붉은 단풍이 불타듯 번진 산. 금강산의 가을 이름이다. 탈도 없진 않지만 금강산 관광은 그런대로 순항하고 있다. 이제 외국인까지도 관광 대열에 참여할 수 있게 되었다. 직접 보는 것만큼 금강을 잘 이해할 도리야 없겠지만 옛 그림을 통해 금강산을 보는 것도 멋인 것만은 분명하다.금강하면 누가 떠오르나? 겸재(謙齋) 정선(鄭敾·1676∼1759)이다. 진경산수화라는 새로운 화풍을 창시한 그가 절정기에 득의에 가득차 그려낸 그림 가운데 하나는 「풍악내산총람도」. 가을의 내금강 전경을 화폭에 압축해 넣은 그림이다. 겸재는 일만이천봉을 눈에 가득 넣어두었다가 마치 손바닥을 펴고 보는 듯이 그려나갔다.

간송미술관 최완수 연구실장이 쓴 「겸재를 따라가는 금강산 여행」(대원사 발행)은 겸재가 금강을 첫 대면한 뒤 84세로 숨지기까지 근 50년 동안 항상 가슴에 품었던 금강산 그림 61점과 서첩을 담고있다. 김홍도, 심사성, 장지성의 그림까지 더하면 모두 100여 점의 글과 그림이 이 책에 들어있다. 진경화란 수목이 우거진 토산은 음(陰), 날카로운 암봉들은 양(陽)으로 파악하여 암봉들은 수직선으로 요약하여 굳세고 빼어난 골기를 표현하는 화법이다. 이 붓자리는 흙산의 부드러운 점과 대조되면서 우리 산천의 특징을 정확하게 보여준다.

책은 「풍악내산총람」부터 시작해 화적연(禾積淵)_삼부연(三釜淵) 등 계곡물의 그림과 장안사(長安寺)_정양사(正陽寺) 등 절의 모습, 비로봉(毘盧峰)_혈망봉(穴望峰) 등 봉우리의 자태, 망양정(望洋亭)_월송정(越松亭) 등 정자의 운치를 한꺼번에 보여주고 있다. 간송학파를 일군 최실장은 단순히 그림을 설명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림에 숨어 있는 시대의 모습이며, 문화를 훑어 나가고 있어 그림을 읽는 깊이를 더해주고 있다. 1만 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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