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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락 공군기] 기름대신 물로 날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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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락 공군기] 기름대신 물로 날았다

입력
1999.10.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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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4일 경북 문경에서 추락한 공군 F-5F(국산 제공호) 전투기의 추락 원인은 물이 다량 함유된 항공유를 주입했기 때문이라는 충격적인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공군 사고조사위원회는 25일 『예천 16전투비행단 기지내 5만배럴짜리 대형 유류저장탱크 바닥에 2개의 균열이 발생해 지하수가 다량 유입됐고 오염된 기름이 1만배럴짜리 탱크 4개로 이송된후 전투기에 공급됐다』고 밝혔다. 또 『송유관 끝부분 급유대에 설치된 여과기의 수분 자동차단 밸브가 고장난데다 급유대에서 연료를 받아 전투기에 주입하는 유조차의 여과기조차 고장으로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고 발표했다.

사고 전투기는 이륙 전 지상테스트에서는 내부 연료탱크에 있던 정상 연료를 사용해 이상이 발견되지 않았으나, 이륙 직후 외부 연료탱크에 있던 물 섞인 연료를 사용하자마자 엔진 가동이 갑자기 중단되는 플레임아웃(flame out) 현상을 일으키면서 추락했다.

또 사고 전투기와 같은날 오염된 연료를 공급받은 7대의 전투기는 이륙이 중단돼 다행히 사고를 면했다.

당시 사고로 인해 전투기 부조종사 박정수(27) 대위가 숨지고 조종사 김영광(32)대위는 낙하산으로 비상 탈출했으나 중상을 입었으며 50억원 상당의 기체는 경북 문경시 문경읍 왕의산 중턱에 추락했다.

한편 공군은 사고에 대한 책임을 물어 이달초 16전투비행단장 김호동(공사20기)준장과 제40보급창장 김후식 대령 등 2명을 보직해임하고 대대장 등 4명을 구속했으나 이같은 사실을 국방장관에게 보고하지 않아 사건을 은폐하려했다는 의혹을 사고있다.

공군 관계자는 이와관련 『추가 조사가 완료되는대로 관련자 3∼4명을 엄중 문책한 뒤 장관에게 보고하려 했을 뿐 은폐 의도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황양준기자 naige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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