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올해 아시아에서 가장 빠른 경제 회복세를 기록했지만 대우사태에 발목이 잡혀 시중에 자금이 대거 풀리면서 인플레의 위험에 직면했다고 아시안 월스트리트 저널이 25일 보도했다.이 신문은 「아시아 경제 서베이 1999-2000」이란 제목의 특집기사에서 『한국에 대우사태로 또다른 경제위기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으며 한국 정부는 이를 막기위해 저금리 정책을 펴고 공적자금을 투입하거나 추가로 투입할 방침임을 시사하는 등 시중에 자금을 쏟아붓고 있다』고 지적했다. SG증권 수석 경제연구원인 닐 세이커는 『아직 공적자금의 지출이 인플레를 야기하지는 않았지만 내년에 인플레가 일어날 것이며 이때문에 한국 정부는 통화정책을 긴축기조로 전환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그는 이어 『한국 정부는 증시를 약화시킬 수 있는 고금리 정책을 통해 긴축정책을 펴기보다는 달러화에 대한 원화 강세를 용인하는 것이 나을 것』이라며 『현재 원화는 엔화에 대해 약세를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일부 경제학자는 『한국 정부와 중앙은행은 경기침체보다는 인플레를 선택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한국은 내년에도 지출을 늘리고 통화정책을 느슨하게 유지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이 신문은 지적했다. 메릴린치의 선임 경제학자인 듄캔 울드리지는 『인플레와 경기침체 중에서 골라야 한다면 한국정부는 인플레를 선택할 것』이라며 『대우사태만 없었으면 한국은행은 장기금리를 상승시키는 정책을 택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 신문은 『아시아 경제는 「U자형」 장기 경기침체 국면과 「V자형」 경기 급성장, 「W자형」 제2차 경기침체 국면 돌입의 3가지 유형으로 요약할 수 있다』며 『아시아 지역은 내년에 또 다시 경기침체 국면으로 빠져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홍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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