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밀레니엄의 첫 미국 대통령을 뽑는 대선전이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각 후보들이 공식출마를 선언한 6월이후 각종 여론조사에서 일방독주해온 공화당의 조지 부시 텍사스 주지사와 민주당의 앨 고어 부통령 간의 차이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기때문이다.뉴스위크 11월1일자에 실린 여론조사에서 공화당의 선두 주자인 부시와 고어가 현시점에서 맞붙을 경우 49대40으로 고어가 패할 것으로 나타났다. 또 민주당에서 고어를 강력히 위협하고 있는 빌 브래들리 전 상원의원도 47대42로 부시에게 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이번 조사에서 눈여겨볼 대목은 부시와 민주당 후보들간의 격차가 한 자리수로 좁혀졌다는 것. 6,7월 실시된 뉴스위크와 CNN 등의 여론조사에서 부시는 고어 및 브래들리에게 15-20% 포인트 가량 앞섰었다. 민주당 후보들의 약진은 최근 다시 불거진 부시의 마약복용설과 고어와 브래들리가 잇달아 내놓은 쇄신정책 등의 영향으로 분석된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본격적인 선거전과 함께 후보들의 정책, 과거 경력등이 집중 조명되면서 여론조사 결과도 변화를 보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각 당의 후보지명전도 시간이 지나면서 변화를 보이고 있다. 공화당에선 부시의 독주가 더욱 굳어진 반면 민주당에선 고어와 브래들리의 혼전 양상이 전개되고 있다. 엘리자베스 돌 전 적십자사총재가 후보를 사퇴한데 이어 24일 보수주의 논객 팻 뷰캐넌과 부동산 재벌 도널더 트럼프가 탈당의사를 밝혔다. 이들은 군소정당인 개혁당의 후보 지명전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부시는 당내 경선에서는 낙승이 예상된다. 그러나 본선에서 이들이 개혁당 후보로 나설 경우 공화당 지지표를 분산시킬 우려가 있는 만큼 대비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부시는 현재까지의 판세를 본선까지 연결시킨다는 전략아래 25일부터 대대적인 TV광고를 시작하는등 물량공세를 퍼부을 예정이다.
민주당쪽에서는 고어가 브래들리의 강력한 도전으로 고전하고 있다. 뉴스위크의 민주당 등록 유권자를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는 고어가 49대26으로 브래들리를 앞섰다. 하지만 고어의 당선가능성 부족으로 당내의 유일한 대안으로 부상한 브래들리는 뉴스위크의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는 부시에게 겨우 5% 포인트 차이로 뒤져 9% 포인트 차이가 난 고어보다 강력한 적수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달말 CNN과 타임의 공동 여론조사 결과 내년 2월 전국에서 첫번째로 예비선거가 실시되는 뉴햄프셔주에서도 브래들리가 44대41로 고어를 앞섰다. 더욱이 브래들리는 월가의 정치자금을 휩쓸며 올들어서만 2,000만달러의 선거자금을 모금하는 등 대선전의 중요한 변수인 현금동원 능력에서도 고어를 따라잡은 것으로 전해졌다.
권혁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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