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이너 문영희씨가 조용하면서도 꾸준한 파리 행보를 계속하고 있다. 지난 4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2000년 봄/여름 파리 프레타포르테 패션쇼에서 브랜드 「문」 65벌을 선보여 호평을 받았다. 파리 프레타포르테 참가는 벌써 7번째. IMF 이후에도 빠짐없이 참가한 것은 문씨가 유일하다. 한두번 참가해 크게 호응을 얻었다 해도 지속적으로 컬렉션을 보여주지 못하면 곧 잊혀지는 게 파리패션계의 냉혹한 현실이다.이번 컬렉션의 주제는 「소녀다움」. 면, 실크, 데님, 금속소재가 가미된 면소재에 프릴, 구슬장식을 가미해 귀여운 이미지를 구성했다. 색깔은 베이지, 그레이를 주류색으로 삼고 노랑, 옥색, 핑크를 포인트색깔로 써서 화사하고 상쾌한 맛을 전해주었다. 몇벌에는 「문」「文」이라는 글자를 가슴에 구슬로 새겨 이국적인 맛을 내기도 했다. 그러나 디자인은 철저하게 현대적이다.
『세계적으로 성공하기 위해서는 다른 데에서 볼 수 없는 나만의 개성을 표현하는 게 가장 중요하지요』 문씨가 만들어가는 「문」의 이미지는 「순수」다. 『인위적인 것은 저에게 절대 맞지 않거든요. 또 요즘의 트렌드인 자연주의와도 잘 맞아떨어지고요』
쇼가 끝난 후 바이어의 주문도 늘었다. 문씨가 기쁘게 생각하는 것은 미국,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외에 전에는 반응이 없었던 일본에서도 주문이 들이닥친 점과 잡지등에도 최정상급 브랜드와 나란히 실리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컬렉션때 선보인 옷들은 6월 마리끌레르, 7월 코스모폴리탄, 8월 엘르와 보그등 현지 패션전문지에 꾸준히 소개돼 왔다.
김희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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