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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살면서] 서울에서 자라나는 사랑하는 딸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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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살면서] 서울에서 자라나는 사랑하는 딸에게

입력
1999.10.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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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아야, 우리 공주님, 너무 예쁘다. 엄마가 너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모르지. 엄마가 슬프거나 업무생활에 힘들더라도 저녁에 집에 돌아와 엄마를 보면서 「엄마(마망)」소리를 지르며 두 팔을 내미는 너의 모습을 생각하면 모든 것을 잊어버리고 행복함을 느낄 수 있단다. 네가 엄마에겐 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존재란다. 사실 네가 태어나기 전에는 엄마가 자식을 얼마나 사랑할 수 있는지 생각도 못했다.네가 태어나기를 기대하게 된 후로 엄마의 생활은 많이 변했다. 「보통사람」과 「아기엄마」한테 사물은 같아보이지 않는다. 엄마는 예전에 별로 중요하지 않은 것에는 관심을 두지 않았다. 예를 들어 서울과 같은 대도시에서 사는 것 말이다. 엄마가 독신자였을 때는 식당, 호프집, 노래방등 놀 수 있는 곳이 많아 좋다고 생각했었다. 이젠 공공장소의 문을 열 때면 대부분 담배연기와 시끄러운 소리가 가득해 「너에게 좋지 않겠구나」라는 생각만 든단다.

엄마는 예전에 서울의 값싼 대중교통을 많이 이용했단다. 엄마의 몸무게가 늘어나면서 뛸 수 없는 사람에게 버스타기가 얼마나 힘든지 알게됐다. 배부른 엄마가 지하철을 타면서 노약자석에는 자거나 조는 체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도 알게됐다. 또 너를 한 손에 안고 다른 손으로 유모차를 끌고 가면서 지나가는 차에서 나오는 배기가스가 네 건강을 해칠까 걱정하며 친절한 택시기사를 만날 수 있기를 기도하곤 했단다.

엄마는 큰 도시가 어린 애들에게 얼마나 나쁜지, 어른들의 편리를 위해 모든 것이 준비돼있는 도시에서 아기와 같이 다니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알 게됐다. 그러나 문제는 우리가 사는 세상 자체란다. 인간이 여러분야에서 많은 발전을 해왔지만 자연을 무시해 인간성을 상실하고 오염을 겪고 있지. 전쟁 등 여러 재앙 때문에 우리 목숨은 불안하단다. 너를 위해 엄마가 가진 꿈도 금방 무서운 꿈으로 변할까 걱정되는구나.

사랑하는 우리 애기, 엄마가 너를 보호하기 위해서 모든 것을 할 것을 약속한다. 네가 태어났을 때부터 아빠와 엄마의 생활에는 기쁨이 가득 찼다. 그러나 모든 어른들이 너에게 그런 감정을 느낄 지는 의문이다.

/마리즈 부르뎅·주한프랑스대사관 공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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