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이 쓴 어른이 읽는 동화 두 권이 나왔다. 정호승의 「항아리」, 하종오의 「도요새」가 문학동네에서 출판됐다.「항아리」는 16편의 짧은 동화를 모은 책이다. 오줌독으로 쓰이다 버려진 항아리가 범종소리를 받아내는 천년의 항아리로 변모하는 「항아리」, 뜨겁고황량한 사막에서 태어난 것을 원망하고 욕심을 부리다 죽음을 맞는 「선인장」, 끊임없이 바다로 흘러가야 하는 숙명을 받아들이는 「섬진강」등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는 작품과, 사랑의 가치와 아픔을 일깨우는 「비익조」 「상사화」등이 실려있다. 지은이는 존재와 의미의 가치는 무엇이며 어떻게 그것을 알 수 있는가를 깊이 생각하기 위해 이 동화들을 썼다고 말한다. 잔잔하고 진솔한 글에 아름답고 신비스런 느낌의 그림이 붙어있다.
「도요새」는 참된 나를 찾아 길을 떠나는 도요새 이야기다. 주인공 「고요한별빛」 도요새는 삶과 운명에 대한 고민에 사로잡혀 있다. 고요한 별빛은 겨울을 나기 위해 남반구로 날아가는 동료들의 대열에서 이탈해 삶의 의미를 찾는 자신만의 여행을 한다. 평생동안 북극권과 남반구를 오가는 장거리 비행을 해야하는 도요새의 운명을 거역한 그는 긴 방황 끝에 마침내 도요새다운 도요새로 사는 법을 깨닫는다.
지은이 하종오 시인은 지난 몇년간 일주일에 사나흘은 강화도에 들어가 농사를 지었다. 도요새의 중간 기착지인 그 곳에서 시인은 도요새의 운명을 인간의 철학으로 옮긴 이 책을 썼다.
/오미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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