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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재악재 가려내기] 공시 바로 읽어야 주가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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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10.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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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시를 보면 주가가 보인다. 활용에 따라 피해를 막고 이득도 얻을 수 있다. 공시에는 사업내용이나 재무상황, 영업실적은 물론 시중루머까지 해당기업 정보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볼 수 있는 곳은 증권사 체크단말기나 거래소와 코스닥 시장지, 신문, 인터넷.문제는 웬만한 상식으로 내용파악은 물론 주가영향을 읽어내기 어렵다는 점이다. 공시는 비록 유형이 정해져 있으나 동일 내용이라도 기업특성에 따라 주가 영향은 확연히 달라진다. 따라서 그때그때 호재와 악재인지 가릴 수 있는 안목을 키워야 한다.

■유상증자

유상증자는 일반적으로 호재다. 싼값에 주식을 추가배정받을 수 있기 때문. 세원물산은 이달 5일 유상증자 공시후 11일째 상한가로 주가는 4만원대에서 14만대로 치솟았다. 주가가 4만원대인데도 기준가를 액면가인 5,000원으로 한다는 보기 드문 공시가 호재로 작용한 것.

할인율이 높으면 그만큼 주식을 싸게 살 수 있기 때문. 보통 상장기업은 20~30%, 코스닥등록기업은 30~70% 수준. 하지만 주가하락기에는 할인률이 평균수준일 경우 물량부담만 키워 악재로도 작용한다. 특히 대기업처럼 증자물량이 엄청나면 악재 가능성이 커진다. 현대자동차의 경우 6,720만주 유상증자를 발표한 20일 200원, 21일에는 무려 1,150원이 떨어졌다.

■액면분할

20일 주당 500원으로 액면분할한 한글과컴퓨터의 주가는 4,200원대에서 7,000원대로 올랐다. 액면분할은 발행주식이 적을 경우 유동성이 개선돼 호재로 작용한다. 발행주식이 적으면 팔고 싶을 때 팔 수 없는데 5,000원인 주당 액면가를 1,000원, 500원으로 분할하면 발행주식수가 5배, 10배 늘어나 유동성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주로 발행주식이 적은 코스닥등록 기업이 애용, 올해 상장기업 40여개의 2배인 80여개가 액면을 분할했다. 수익가능 시기는 공시후 분할실시 전까지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디아이처럼 일 액면분할한후 주가가 떨어지는 등 약세장일 경우 호재로 작용하지 않기도 한다.

■자사주 취득

경영자가 회사실적에 대한 자신감을 시장에 전달하는 방법. 주가상승 또는 하락을 막는 요인이다. 최근 하나은행 등 은행권은 자사주펀드까지 만들어 주가관리에 나서 상승세를 타고 있다. 반면 수량이 적으면 효과는 미미해 이달 자사주 50만주를 사들인 하이트론의 주가는 큰 변동이 없었다.

■보유주식처분

매물부담을 키워 주가에 부정적이고 수량이 많을수록 파급은 크다. 최근 재벌계열사들간 재무구조개선을 위해 상호출자 지분의 처분이 늘고 있다. 현대중공업이 이달 현대계열사 주식 5,000억원어치를 매도하자 현대그룹주는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현대전자는 3,572억원치가 매물로 나오면서 이달중 3일외에는 하락을 지속했다.

■자산재평가

차액의 크기에 따라 호재로도 작용하지만 일반적으로 큰 영향은 미치지 못한다. 물가상승 등 요인으로 평가액은 장부가보다 높아지며 차액은 자기자본으로 간주돼 부채비율은 그만큼 준다. 재무구조를 개선시킬 방법이긴 하나 장부상 자기자본이 부풀려진 것에 불과하다. 14일 공시에서 예정평가액이 장부가액을 1,000억원 웃돈 신세계나, 차액 4,300억원을 공시한 금호산업의 경우 주가는 상승하지 못했다.

■전환사채(CB)발행

매수자가 언제든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사채로 채권보다 금리가 낮다. 발행사는 자본금을 늘려 재무구조를 개선할 수 있어 호재이나 악재로 작용할 수도 있다. 주가가 주당 전환가격보다 높으면 곧 주식으로 전환돼 물량을 압박하게 된다.

19일 비티아이의 10억원 사모전환사채, 12일 한별텔레콤의 1,500만달러 전환사채발행의 경우 주가에 호재 악재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어려울 만큼 등락을 했다. 호·악재 판단에는 주식전환시기와 권면총액을 전환가격으로 나눠 늘어나는 주식수를 계산하면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다.

■회사정리절차

회사정리절차「개시」는 회사가 법원의 감독하에 회사를 재건하겠다는 신청서가 받아들여진 것. 「폐지」는 신청의 기각으로 파산을 의미하며 청산의 길을 걷게 된다. 「종결」은 경영이 정상적으로 회복됐다는 것으 로 호재. 공시이전 미리 발표돼 증시영향은 미미하다. 9월「종결」된 벽산과 실적호전으로 「개시」된 경기화학은 주가에 큰 변화가 없었다.

■최대주주 대표이사 변동

외국인의 경영권 취득이나 주택은행처럼 전문경영인의 취임은 호재. 증여 회사사정 등에 의한 경우는 큰 의미가 없다. 이달 최대주주가 바뀐 동성철강, 현대중공업에서 현대자동차로 바뀐 대한알루미늄은 주가변화가 미미했다. 이사회내 최대주주, 특수관계인의 영향력이나 사외이사, 사외감사가 견제기능을 수행할 수 있을지도 점검사항.

■합병(영업양수·도)

합병비율, 합병후 존속기업의 주력업종 여부가 중요하며, 합병자체가 갖는 시너지 효과는 큰 의미를 갖지 않는다. 신동방의 경우 14일 ㈜해표와 유진산업과의 합병공시후 내리 4일 상한가 행진을 했다. 합병으로 수익성과 대외경쟁력이 높아진다는 평가가 반영된 것. 12일 금호개발 금호P&B 등과 합병을 공시한 금호산업의 주가는 하루 상한가에 그쳤다.

■특허취득·신기술개발

호재성 재료로 신기술의 질적 수준이 효과를 좌우하고 상승장에서 반응은 더 크다. 6월16일 항구토억제재 특허기술과 상품「온다론」을 공시한 동아제약은 10일간 소폭 상승했다.

■무상증자, 주식배당

무상증자는 기업가치를 높이지는 않으나 유동성 증가와 배당가능성으로 주가는 상승하거나 하락이 억제된다. 배당은 경영성과가 높아진 것으로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다만 해당기업이 많지 않아 최근 한국쉘석유와 삼성전자가 주당 450원과 500원씩을 배당했을 뿐이다.

이태규기자

tglee@hk.co.kr

** 불성실공시 기업 제재강화 시급 **

「위력이 가장 큰 공시는 공시번복」

현대강관은 9월 21일 36억엔 사모 해외전환사채 발행을 공시하고 다음날 장마감뒤 기존주식을 5대1 비율로 감자한다고 공시했다. 대우자동차판매㈜와 그랜드산업개발은 7일과 5일 한달전의 유·무상증자 결의를 취소했고, 동원금속산업은 지난달 30일 자산재평가 실시결의를 공시한뒤 전면취소한다고 재공시했다.

올들어 이처럼 불성실 공시로 금감위에 보고된 기업은 거래소 52개사, 코스닥시장 95개사. 상장기업중 갑을 대우금속 삼익건설 신성통상 제일상호신용금고 화성산업은 두차례 허위공시한 경우로 이들 기업은 「주식시장의 급격한 변화」나 「회사 사정」을 이유로 들고 있다.

불성실 공시의 여파는 투자자들의 피해로 연결된다. 현대강관의 경우 전환사채발행 공시가 나가자 주가는 소폭 올랐으나 감자공시 4일후 3,375원하던 주가가 1,950원으로 떨어졌다. 시장내 정보가 부족한 코스닥등록기업의 경우 피해는 더욱 큰 편. 동호전기의 경우 8월3일 증자 공시후 주가는 3,020원에서 6,950원으로 치솟았다 공시번복후 현재 2,000원대로 폭락했다.

허위공시 기업은 증자제한과 임원해임 검찰고발, 과징금부과 등의 제재가 가해질 수는 있다. 그러나 실제는 1개월간 증권시장지 종목명앞에 「不」표시되고 1일 매매거래정지가 고작. 한 증권사 관계자는 『불성실공시는 경영자의 인격, 기업문화의 결함에서 오는 경우가 많다』며 『시장질서를 바로잡기 위해 대책의 강도를 높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태규기자

■공시읽는 법 소개 - 증권거래소 배상호 부장

매일 수십개의 기업공시를 쏟아내는 증권거래소 상장공시부의 배상호(裵相澔·52·사진)부장. 700개가 넘는 상장기업의 공시를 총괄하는 그는 『공시란 드물게 허위도 있지만 기업이 제공하는 가장 정확한 투자정보』라며 23년간의 경험으로 얻은 공시 읽는법을 소개했다.

그는 먼저 공시에서 기업 경쟁력을 체크한다. 가격경쟁력, 전문성, 차별성을 따져 성장기업이면 최대주주나 대표이사 변동을 주시한다. 경영진의 역량이 경쟁력을 좌우하기 때문. 신기술개발이나 부채비율을 보고 이 기업의 존속 가능성을 재기도 한다. 성숙기업이라면 기준은 수익성(배당) 시장지배력 확대(합병, 매출액증감). 자동차 반도체 조선 같은 장치산업은 경쟁사의 매출액과 비교한 시장지배력, 신규투자나 장기공급계약 체결 따위를 살핀다.

그는 『개인은 공시가 나면 주가는 이미 오를대로 오르거나 하락한 것은 아닌지 의심이 생겨 시중루머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다』며 『하지만 공시를 보면 설(說)도 확인이 가능하다』고 했다. 각종 설의 경우 조회공시를 이용하되 「검토」「추진」같은 문구의 뉘앙스를 파악할 것을 권했다. 그러나 그는 『공시에 대한 시장의 평가는 정확할 수도, 완전할 수도 없다』며 『주가반영 정도는 시장흐름을 좇아 판단하는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76년이래 거래소에 근무하며 78년 건설주파동과 환란을 겪은 배부장은 『4단계 확인작업과 담당자외에 입력 수정이 불가능한 「철옹성」시스템으로 공시의 신뢰도는 99%이상』이라고했다. 『다만 허위공시하는 기업들은 손해배상청구를 당해 도산하는 미국의 경우에서 배워야 할 것입니다』

/이태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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