탤런트 서갑숙(38)씨의 성체험 고백서가 논란을 불러 일으키자 검찰이 이 책의 음란성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내사에 착수했다.서울지검 형사3부(권재진·權在珍부장검사)는 24일 서씨의 성체험 수기 「나도 때론 포르노그라피의 주인공이고 싶다」가 청소년에게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고 서씨의 수기를 검토한 뒤 음란성이 인정되면 수사하기로 했다.
검찰 관계자는 『서씨 수기가 탤런트 오현경씨 비디오 사건에 이어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낳고 있어 내사에 착수했다』며 『음란성이 인정되면 정식 수사를 거쳐 서씨에 대한 형사처벌 여부를 판단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김상철기자
sckim@hk.co.kr
■어떤 내용이길래
「출간 3일 재판 돌입」, 「출간 11일 출연드라마와 대형서점에서 저자와 책 동시 퇴출」「출간 12일 검찰 음란성 여부 내사 시작」 탤런트 서갑숙(38)씨의 「나도…」가 성담론의 한계 문제를 제기하며 갖가지 반응을 일으키고 있다.
서씨는 『정신과 육체가 같이하는 사랑이 진정한 사랑이라는 깨달음을 전하기 위해 책을 썼고 장성하면 두딸에게도 보여줄 것』이라고 밝혔다.
이 책에는 성경험 외에도 심장판막증으로 죽음의 그림자와 함께 했던 젊은 날, 아버지의 예기치 않은 죽음, 빚더미 속의 비참한 생활, 행복했지만 이혼으로 끝맺은 결혼생활 등 40년 가까운 서씨의 어두운 삶을 고스란히 드러난다. 때문에 출판사나 서씨나 잘해야 4만권 정도 팔릴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13일 책이 서점에 깔리자 예상치 못한 폭발적 반응이 일었다. 3일만에 재판에 들어가고 30-40대 독자층을 중심으로 5만여권이 팔리며 「서갑숙 신드롬」이 일어나는가 하면 인터뷰 요청이 쇄도했다.
강간, 동성애, 친구와 함께 한 남자의 성을 나눈 이야기 등 우리사회에서 입에 올리기 힘든 내용을 거침없이 털어놓은 저자의 충격적 고백때문이었다. 출판계에선 여성이 자신의 성체험을 단행본으로 엮은 것은 「출판사적인 사건」이라고까지 할 정도다.
그러나 기성사회의 반격도 만만찮다. 『성문제의 공론화라는 그럴듯한 포장 속에 성을 상품화하고 비정상적 내용을 다루고 있어 건전한 성적 가치관을 왜곡할 가능성이 높다』는 견해다.
방송사에선 22일 서씨를 출연중인 드라마에서 중도하차시켰고 그의 책은 검찰수사에 관계없이 26일 간행물윤리위원회의 도마에 오른다.
안준현기자
dejavu@hk.co.kr
■성고백서 논란 서갑숙 인터뷰
성체험 고백서로 파문을 일으키고 있는 서갑숙씨는 24일 『나의 책에 대한 논란은 좋은 일이며 이는 내가 의도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성문제는 이제 음지에서 양지로 나와야 한다는 평소의 신념에 변화가 없다』고 재삼 강조했다. 서씨는 25일 기자회견을 갖고 자신의 심경과 경위 등을 밝힐 예정이다. 다음은 서씨와 가진 전화인터뷰 내용.
_검찰이 내사에 들어갔다는데 연락을 받았나?
『오늘 아침 아는 사람이 그런 소식을 전해주었다. 그러나 검찰측에서는 아직 연락이 없어 자세한 내용은 모르겠다』
_KBS측이 청소년드라마 「학교」에의 출연을 금지시키고, 교보문고가 책을 전량 반품키로 한 결정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나?
『드라마에서 제외된 부분에 대해 25일 기자회견을 통해 나의 입장을 표명하겠다. 책 반품은 출판사와 관계된 일이기 때문에 잘 모른다』
_책을 낸 의도는 무엇인가?
『읽어보면 알겠지만, 이 책을 통해 말하고자 하는 바는 정신과 육체가 같이 하는 사랑만이 진정한 사랑이란 것이다. 한 쪽만의 일방적인 사랑은 불균형만 낳는다. 개인적 체험을 통해 얻은 이런 깨달음을 전하고 싶었을 뿐이다』
_개인적 성체험을 상품화한다는 비난에 대해서는?
『그런 주장을 이해할 수 없다. 도대체 어떤 부분, 어떤 구절인가? 구체적으로 말해줬으면 좋겠다』
_적잖은 사회적 파장을 낳고 있는데?
『나의 책에 대해 찬성과 반대의견이 많이 쏟아지고 있다. 좋은 현상이다. 이것이 바로 내가 의도했던 바다. 이제는 어두운 곳에서 벗어나 밝은 곳에서 성을 논의해야 한다. 힘있는 누군가의 판단으로 규제되고 금지될 게 아니라 서로간의 정보가 공유되고 의견 표명이 이루어지는 가운데 개인의 판단에 따라 성문제가 다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_생각에 변함이 없는가?
『계속 신념대로 행동할 것이다』
송용창 기자
hermeet@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